군 병력 없이 최전방 철책을 지키는 '무인 경계'가 가능할까. 병력을 아예 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 수를 줄이는 방안은 실제 추진되고 있다.
7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2006년 8월부터 GOP(전방관측소) 과학화 경계시스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방개혁에 따른 장기적인 병력 감축을 감안하고, GOP 철책 근무 장병의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이다. 이 사업은 2004년 10월 남한 민간인 1명이 GOP 철책을 뚫고 월북한 데 이어, 2005년 6월 북한군 병사 1명이 GOP 철책을 통과해 월남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GOP 철책 부근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한편 철책에 센서 역할을 하는 광 그물망을 덧씌워 접촉을 즉각 감지하는 것이다. 민간업체와 계약을 맺고 40억원을 투입, 2006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5사단 GOP에서 시험평가를 거쳤다.
하지만 시험평가 결과 '전투용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총 65개 항목 중 6개 항목에서 기준에 미달했다. 방사청은 "취약, 사각 지역에 대한 경계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되고 병력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됐지만, 일부 항목의 불합격으로 인해 결론적으로 부적합이 나왔다"고 밝혔다.
센서 오작동 등에서 군이 요구하는 수준을 민간업체의 기술이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문제점을 보완하고 사업 추진방법을 재검토해 추진하겠다"며 "사업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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