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풀린 돈이 올 들어 급팽창세를 이어가고 있다. 3월 통화량은 5년 만에 최고로 늘어났고, 4월에는 9년 만에 최고 수준 증가가 유력하다. 높은 물가상승률과 함께 시중 유동성이 급팽창함에 따라, 8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동결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양상이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개인보유 현금과 은행의 요구불예금, 2년 미만 정기 예ㆍ적금 등을 포함한 광의통화(M2ㆍ평균잔액 기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3.9% 늘어 2002년 12월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월 증가율보다 0.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지난달 한은 추정치(13% 중반)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4월 M2 증가율도 14% 중반대로 추정, 예상대로 14.5% 부근을 기록한다면 1999년 6월(16.1%) 이후 9년 만에 최고치가 된다.
유동성 급팽창의 원인은 금융기관의 장ㆍ단기 수신이 일제히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기업과 가계 부문의 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만기 2년 미만 정기 예ㆍ적금은 2월 8조3,000억원에 이어 3월에도 5조2,000억원 늘었고, 2년 미만 금전신탁은 2조2,000억원 감소에서 3조3,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은행권의 4월 주택담보대출도 2006년 12월 이후 최고수준(2조4,000억원)을 기록할 만큼 빠르게 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기관에서 대출로 나간 돈이 다시 예금으로 돌아오고, 금융기관은 그 중 일부를 지급준비금으로 한국은행에 예치하고 다시 대출해 주는 과정을 거치면서 통화가 늘어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 유동성 급증은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상승에 더해 또 다른 인플레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시중에 돈을 더 푸는 효과를 있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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