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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주석 "중국과 일본은 一衣帶水의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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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주석 "중국과 일본은 一衣帶水의 이웃"

입력
2008.05.0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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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고 지도자로 10년 만에 일본을 방문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가 7일 정상회담을 갖고 두 나라가 전략적으로 호혜 관계를 넓혀갈 방안을 담은 ‘중일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두 정상이 이날 오전 일본 총리 관저에서 1시간 가량 회담하고 발표한 성명에는 ▦정상회담 연례화 ▦청소년ㆍ문화 교류 확대 ▦고위급 경제ㆍ안보 대화 등 양국 협력 방안이 포괄적으로 명시돼 있다. 후쿠다 총리는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공동성명이 앞으로 중일관계의 방향을 제시하는 지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후 주석 역시 “중일 관계가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에 서 있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일본의 친중국 여론을 이끌어내려는 후 주석의 의지가 확연히 드러났다. 일본만 5일 동안 방문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다 후 주석이 방일 첫날 친중국 인사 면담을 자청한 것 등이 좋은 예다. 후쿠다 총리와 만찬에서 판다 대여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도 후 주석이었다.

단기적으로 티베트 문제와 올림픽 개최 등 현안 해결에 일본의 도움을 얻고, 길게는 양국이 협력해 아시아 나아가 세계에서 발언력을 높이려는 후 주석의 의도는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꺼낸 ‘일의대수(一衣帶水)’라는 말에 집약돼 있다. “중국과 일본은 일의대수의 이웃이다. 양국 국민 사이에는 2,000년 이상의 우호, 왕래의 역사가 있다. 중일 우호는 양국 국민에게서 폭 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이것이 중일 우호를 발전시키는 확실한 토대이다.”

일의대수는 수나라 문제(文帝)가 도탄에 빠진 진(陳)을 정복하기 위해 건너야 하는 양쯔강을 두고 쓴 말로 ‘옷의 띠만큼 좁다’는 뜻이다. 지난 달 한일정상회담 때 이명박 대통령이 “큰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 같은 한일 신시대를 열어가자”고 했을 때 후쿠다 총리 역시 한일 관계를 일의대수로 표현했다.

후 주석은 회담에서 “중국과 일본은 아시아와 세계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나라로 평화, 우호, 협력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공통인식에 도달했다”며 “장기적으로 안정된 선린우호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양국 협력을 통한 국제사회의 영향력 확대를 강조했다.

하지만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 중국산 냉동만두 사건, 티베트 문제 등 주요 현안에서는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이렇다 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티베트 문제와 관련해 후쿠다 총리는 “세계 여러 나라 사람이 기쁘게 참가할 수 있는 올림픽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후 주석은 “달라이 라마측이 계속 대화를 하려면 국가분열 행위와 폭력, 올림픽 파괴 행위를 중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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