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의 유도왕 왕기춘(20ㆍ용인대)과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7ㆍ마사회). 이들이 베이징올림픽으로 가는 마지막 길목에서 만났다.
왕기춘과 이원희가 7일 수원에서 열리는 올림픽 파견 국가대표 최종 평가전 남자 73㎏이하급에서 한판대결을 펼친다. 안병근 대표팀 감독은 “누가 국가대표가 되든 한국유도의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면서 “이원희는 오른 발목이, 왕기춘은 왼 발목이 아픈데 다치지 않기만 바란다”고 말했다.
왕기춘은 2006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원희의 훈련 상대로 태릉선수촌에 들어갔다. “원희형을 너무 좋아해 함께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던 왕기춘은 2007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이원희를 추월하기 시작했다. 왕기춘은 지난 3월18일 2차 평가전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이원희에 판정승(효과)을 거뒀다.
왕기춘은 평가전 점수 48점으로 73㎏급 1위. 이원희는 왕기춘보다 10점 적은 38점으로 2위다. 최종 평가전에서는 1위에게 30점, 2위와 3위에게는 각각 24점과 18점을 준다.
따라서 왕기춘이 최종전에서 2위만 차지하더라도 총점에서 이원희를 앞서게 된다. 왕기춘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면 이원희는 벼랑 끝에 몰린 셈이다.
대한유도회 조용철 전무는 “만약 이원희가 왕기춘을 완벽하게 제압하면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따르면 선발전 점수에 대표팀 감독과 강화위원회 추천점수를 더한다. 이원희가 우세승이 아닌 큰 기술로 왕기춘을 이기면 추천점수를 이원희에게 몰아주겠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실력이 엇비슷하기 때문에 이원희가 왕기춘을 압도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아테네올림픽에서 우승한 이원희는 베이징올림픽에 나가면 금메달은 떼어놓은 당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왕기춘의 벽에 막혀 올림픽 2연패 도전이 무산될 위기. 반면 이원희의 그늘에서 성장한 왕기춘은 이원희를 뛰어넘을 기세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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