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6일 탈당 친박 인사들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 최후 통첩성 발언을 했다. 그는 본회의 출석에 앞서 복당 관련 질문을 받자 “드릴 말은 다 드렸고, 지금도 당의 최고위원회 등의 공식 결정이 나기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이 문제를 무한정 기다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는 언급은 그간 계속된 복당 요구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이명박 대통령 측을 향한 박 전 대표의 최후 메시지라는 해석이 당 안팎에서 나왔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은 ‘기다리지 않으면 어떻게 한다는 말이냐’는 질문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다음 착점이 도대체 어디냐는 것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측근 가운데 그 누구도 자신 있게 답하지 못한다.
물론 이날의 발언은 단순히 복당을 촉구하는 압박성 발언일 수 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박 전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나 탈당 등을 염두에 두고 한 얘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향후 행보로 탈당이나 전대 출마가 거론된다’고 묻자 “결론이 나면 그때 가서 생각할 문제”라고만 했다.
박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는 것은 이 대통령 측으로부터‘당권’을 다시 빼앗아 오겠다는 뜻이다. 이는 이 대통령과의 ‘투쟁’을 의미한다. 이전에도 “잘못 나가는 한나라당을 바로잡겠다”는 얘기를 수차례 했었다. 한 측근은 “박 전 대표는 당권을 잡아 새로운 여당의 모습을 보여 주려 할 수 있다”며 “이날 쇠고기 대책과 관련 한나라당을 강하게 비판한 것도 그런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예 야당으로의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박 전 대표 주변은 이전처럼 ‘탈당’이란 말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한다. “누가 만든 당인데 나가냐”며 가능성 조차 부인하던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하나의 선택지로 꼽아놓고 있는 듯하다. 이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는 허물어질 대로 허물어진 상태다.
한 측근은“대선 때‘국정동반자’라고 해 놓고 지금 와서는 실체조차 인정하려 들지 않은 이 대통령에 대해 박 전 대표가 무슨 생각을 갖고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측근은 “박 전 대표가 향후 행보에 대해 나름의 고민 끝에 최근 정리를 끝낸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10여일 간의 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이달 말 그 결심의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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