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6일 농림수산식품부, 보건복지가족부 합동으로 가진 토론회에서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다고 해도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재협상은 물론 수입위생조건 개정 요구는 불가능하다”며 미국과의 재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음은 한미쇠고기협상 한국측 대표였던 민동석 농림식품부 차관보 등 정부 당국자와 정부측 전문가들과의 일문일답.
■ 재협상 논란
-당ㆍ정 협의 결과 광우병 위험 발생 시 재협상을 할 수 있는 방안 검토하겠다는데.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협상 수석대표(민차관보)로서 협상은 종료되었고, 재협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단, 특별한 상황이 있을 경우 수입위생조건을 개정하자는 요구는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특별한 상황이란.
“예를 들면, 국제적인 기준이 변경될만한 새로운 과학적 근거가 있거나, 미국이 광우병 위험을 통제할 수 없는 국가로 국제수역사무국(OIE) 상 지위가 변경되는 경우다. 또 미국이 대만이나 일본, 중국 등과의 협의 결과 우리보다 강화된 수입위생조건을 체결하는 경우, 그것이 국내적으로 이슈가 되면 내용을 분석해서 개정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개정 요구를 미국측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가 개정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못한다. 따라서 개정 요구 시에는 충분한 근거와 논리로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 협상 과정의 문제점
- 4월18일까지 시한을 두고 협상을 했다는 논란이 많다.
“4월18일이라는 특정한 숫자가 협상 과정에 전혀 의미가 없었다. 단지 그 시점에 협상이 타결됐을 뿐이다. 정치적인 요소를 결부시켜 얘기하고 싶어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협상 내내 자신에게 (대통령의) 방미든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든 이 협상에는 없다고 분명히 얘기했다.”
-손학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에게 ‘날짜를 맞추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는데.
“4월23일 통합민주당과의 면담은 전 과정이 많은 취재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개 상태로 진행됐다. 협상 시한에 대해 언급을 했다면 이미 언론에 공개됐을 것이다.”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협상 전후 말을 바꿨다는 지적이 많은데.
“정부의 입장은 처음부터 분명했다. 기본 원칙은 국제적 기준과 과학적 근거에 의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 건강과 국내 축산업에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논리를 동원해 대응했지만, 국제적으로 검증된 과학적 근거가 되지 못한 것이다.”
■ 후속대책의 실효성
-한나라당이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시 전수검사, 수입전면중단, 검역관 상주를 요구하고 있는데.
“어느 부분까지 검토할 수 있는지 보겠다. 광우병이 추가 발생하면 내장 등의 부위에 대해서 검사를 확대하고, 최악의 경우 전수 검사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 전체 상황을 봐서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는 생각이다. 수입 중단도 그런 취지에서 판단해 달라. 우리 검역관의 미 현지 상주는 미국의 검역주권 문제도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공관에 파견해서 수시로 미국과 협의해 작업장을 점검하도록 적극 검토하겠다”
-SRM에 월령 표시 없으면 수입검역에서 반송한다고 했다. 미국 반발 우려 없나.
“30개월 미만에서는 등뼈 두개골 눈 뇌 등이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이 아니다. 머리 부위는 상업적으로 거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 미국은 등뼈가 붙은 티본스테이크를 한국에 수출할 경우 우리 검역상 혼란이 없게 30개월미만 표시를 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두개골 등도 만약 미국이 수출을 하려면 연령표시를 해올 것이다. 이 부분은 검역 기준 문제이고, 수입조건에 표현돼 있지 않지만 우리 주권으로 충분히 할 수 있다”
-원산지 표시 확대는 어떻게 진행되나.
“원산지 표시는 현행법상 6월22일부터 100㎡(30평)이상 규모 음식점으로 확대된다. 이를 규모에 상관없이 전체 음식점 57만개소에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군대 학교 등 집단급식소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강구한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광우병 안전성
-미국이 도축하고 가공하는 관행에서 SRM이 제거 안될 우려는.
“미국의 도축ㆍ가공장은 식품위생검사청(FSIS)의 규정에 근거해 SRM을 제거하므로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도축과정에서는 30개월 이상을 별도로 표시해 확인하고, SRM을 제거하면 연령표시 없이 시중에 유통된다”
-광우병 문제가 해소됐다고 보는가.
“앞으로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 사례를 보면 사람의 잠복기는 10년 정도인데, 2000년대 중반에 정점을 찍었다. 앞으로 발생할 확률은 1년에 1명 정도 같다. 미국은 영국처럼 광우병에 대량 감염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국과 같은 사례가 미국에는 안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많은 M/M형 유전자의 경우 인간 광우병 위험요인이 높나.
“영국을 중심으로 벌어진 유럽 사례에서 M/M형이 다른 형태의 유전자에 비해 더 취약하고 위험도를 높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연령, 영국 출생 등 다양한 위험요인이 있으므로 어떤 질병도 유전요인 하나로 병이 생기지는 않는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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