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타계한 박경리씨의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빈소에는 6일에도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10분께 예고 없이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박씨에게 추서된 금관문화훈장을 직접 박씨의 영정 앞에 놓았다. 이어 영안실 내실에서 고인의 사위 김지하씨 부부와 박완서 장례위원장, 진의장 통영시장 등과 면담했다.
이 자리엔 류우익 대통령실장, 곽승준 국정기획수석, 김중수 경제수석,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이 수행했다.
이 대변인은 “고인이 지난 3월26일 청와대 오찬 강연을 하기로 돼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식중독에 이은 뇌졸중 입원으로 무산됐다”며 “이 대통령은 선생이 폐암 치료를 거부한다는 소식을 듣고, 만나면 수술을 적극 권유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오후 1시5분쯤엔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가 빈소를 찾았다. 김 전 대통령은 “친척이 돌아가신 것처럼 마음이 아프다”며 “운명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사진첩을 뒤졌더니 예전 토지문화관 방문 때 함께 찍은 사진이 있어 보물을 찾은 듯했다”고 말했다.
오후 2시20분쯤 빈소에 온 평론가 이어령씨는 1970년대 자신이 주간으로 있던 ‘문학사상’에 <토지> 2부가 연재된 걸 계기로 고인과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선생의 타계는 한 작가의 죽음이 아니라 한 연대기의 극적인 종언”이라며 “최근 10년간 바빠서 자주 찾아 뵙지 못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토지>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오전에 빈소를 찾았다. 소설가 전상국 오정희 유시춘 신경숙, 시인 김종길 김남조 정현종 오탁번, 평론가 김윤식 김인환 정과리씨 등 문인들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이창동 전 문화부 장관, 마광수 연세대 교수, 만화 <토지> 를 그린 화가 오세영씨도 빈소를 찾았다. 토지>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이수성 전 국무총리, 정대철 통합민주당 고문,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등 정치인들의 조문도 이어졌고, 드라마 <토지> 에 출연했던 탤런트 반효정, 김미숙씨도 조문했다. 토지>
강원 원주시 토지문학공원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김기열 원주시장 등의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고창영 공원 소장은 “선생은 비록 고향 통영에 묻히지만, 분신과도 같은 작품 <토지> 의 영원한 고향은 원주”라고 말했다. 토지>
9일 장례식이 치러질 고인의 고향 경남 통영엔 6일 오전 강구안 문화마당에 야외분향소가 설치돼 지역의 이군현 의원, 문화예술인 등 많은 조문객이 다녀갔다.
정해룡 통영예총 회장은 “박경리 문학의 뿌리는 통영의 자연과 유년의 추억”이라며 “지역 문학 후배들이 선생의 정신을 계승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토지> 의 무대인 경남 하동군 평사리 ‘최참판댁’과 고인의 모교인 진주여고에도 분향소가 설치됐다. 토지>
한편 8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영결식을 갖고 원주 토지문학공원에서 노제를 치른 후 통영으로 운구하기로 했던 당초 장례 일정은 8일 오후 진주여고를 들러 통영으로 운구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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