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밖 '네스호의 신화' 생생히
괴물이 문화 콘텐츠로 둔갑한 것은 오래 전 일이다. 외국에서는 <킹콩> <죠스> <아나콘다> 등 전설과 실화에 바탕을 둔 다양한 영화들이 그간 등장했고, 국내에서도 <구미호> <용가리> 등의 영화들이 나왔다. 용가리> 구미호> 아나콘다> 죠스> 킹콩>
제이 러셀 감독의 <워터 호스> (사진)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은 스코틀랜드 네스 호에 사는 괴수를 소재로 만든 영화다. 네스호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괴물 네시는 1980~90년대에 <네스호의 공포> <네시의 역습> 등 몇 번 영화화 된 적이 있으나 대개 저급한 공포물 수준이었다. 그러나 <워터 호스> 는 고대 영국의 전설과 네스 호의 괴담, 소년의 이야기가 적절히 섞여 온 가족이 함께 볼 만한 가족영화로 재탄생 했다. 워터> 네시의> 네스호의> 워터>
소니픽처스홈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워터 호스> 를 블루레이와 일반 DVD 2가지로 내놓았다. 해상도가 DVD에 비해 월등 뛰어난 블루레이 타이틀은 수려한 영화 속 풍경을 생생한 초고화질(풀HD) 영상으로 펼쳐 놓는다. 워터>
블루레이와 DVD 타이틀에는 영화뿐 아니라 ‘네스 호의 신화’라는 흥미진진한 부록이 들어 있다. 이 부록에는 영국 사학자들이 등장해 네시(네스호 괴물의 별칭)의 기원이 된 켈트족 신화 ‘켈피’에 대해 들려준다. 상상 속의 수룡인 켈피는 때때로 말로 둔갑해 사람을 잡아먹었다는 상상 속 괴물이다.
켈피는 1934년 조작된 사진 한 장 때문에 네시로 다시 태어났다. 런던 산부인과 의사였던 케네스 윌슨은 작은 모형을 이용해 만든 흑백 사진 한 장을 장난 삼아 신문사에 보낸 것이 오늘날 널리 알려진 네시의 괴담을 만들어 냈다.
재미있는 것은 부록에 등장하는 역사학자 및 생물학자들의 반응이다. 그들은 “네시의 존재를 믿지 않지만 관광을 위해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미 심장한 말을 곁들인다. 괴물의 상품화를 적절하게 암시하는 말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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