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치솟으면 흔히 에너지펀드에 관심이 쏠린다. 실제 석유 대체에너지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의 규모는 1년 전에 비해 10배 이상(4월 현재 2,300억원) 늘었다.
하지만 최근 3개월 기준으로 에너지펀드의 수익률(8.5%)은 유가 상승률(26.2%)의 3분의 1수준에 그쳤다. 유가 상승의 혜택이 고스란히 담기지 않아 아쉽기만 하다. 수익률 괴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대우증권은 6일 ‘자원부국(富國)펀드’를 고유가 시대에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틈새상품으로 추천했다. 자원부국펀드는 에너지 관련 기업 대신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와 중남미 동남아 등 석유를 많이 보유한 나라에 투자하는 펀드다.
대우증권은 “자원부국의 주가 상승률 및 성장세는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을 앞서고 있다”며 “미국 경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중국 및 자원수출국을 중심으로 한 이머징(신흥)시장의 성장세는 연 7%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구나 유가 전망이 현재 수준이거나 조정을 받는다면 최근 단기간 급등한 에너지펀드에 새로 가입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자원부국펀드는 속속 출시되고 있다. 영원한 석유 산지인 중동 아프리카, 브라질과 멕시코를 축으로 한 라틴아메리카, 러시아 중심의 동유럽펀드, 동남아펀드(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등이다. 이들 지역의 1개월, 3개월, 6개월 수익률은 글로벌증시보다 우수했고, 에너지펀드의 수익률도 앞섰다.(표 참조).
이 같은 차이가 나는 건 자원부국펀드가 에너지펀드에 비해 글로벌증시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자원부국펀드의 유가에 대한 상관 관계는 에너지펀드와 비슷했지만(0.45 수준), 글로벌주식에 대한 상관 관계(0.70 이하)는 에너지펀드(0.75 이상)에 비해 낮았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에너지펀드는 올해 들어 급격하게 상승한 유가보다는 급락한 글로벌증시의 영향을 더 받아 수익률이 유가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 자원부국펀드는 글로벌증시의 영향이 덜해 유가 흐름에 상대적으로 밀접하게 반응하게 된다.
이병훈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펀드리서치 파트장은 “앞으로 에너지 부문은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유가나 에너지 나아가 원자재 상승에 대한 더 많은 수혜를 보기 위해선 에너지섹터에 투자하는 펀드만큼 에너지 자원부국에 투자하는 펀드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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