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폐쇄회로(CC) TV가 가장 많이 설치된 영국에서 CCTV 무용론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고위 경찰 간부를 인용, 6일 “런던에서 CCTV로 노상강도 범인을 검거한 비율이 전체 발생범죄의 3%에 불과하다”고 폭로했다. 런던의 한 일선 경찰도 “범인이 CCTV에 노출돼도 법원이 영상을 증거로 활용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CCTV가 범인체포보다는 범죄예방 용도로 쓰이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수십억 파운드를 들여 CCTV를 설치했지만 활용도가 떨어져 범죄자들도 더 이상 CCTV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무용론이 확산되자 영국 경찰은 최근 최신 영상탐색기법을 사용하는 CCTV 영상 수사 전담팀(Viido)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전담팀의 관계자는 “영국 전역의 CCTV 영상을 조회하는 작업에 착수해 최근 발생한 노상강도 사건 범인의 15~20%를 검거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옷의 색상이나 로고를 단서로 범죄 용의자를 추적하며, 인터넷을 통해 전 경찰에 용의자 관련 영상을 보내 그들의 신상을 즉시 알아낼 수 있다. 용의자의 용모가 담긴 영상파일을 전과자의 외모 파일과 대조, 단시간에 용의자의 신상을 파악하는 기술도 도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CCTV 수사기법의 향상을 놓고도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정보위원회의 관계자는 “수사기법의 발달에 따라 경찰이 확보한 영상을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적절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범죄희생자 가족을 돕는 시민단체들은 “길거리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면 어떤 조치도 좋다”며 경찰의 CCTV 영상 수사 강화방침을 환영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