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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나폴레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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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나폴레옹

입력
2008.05.06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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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갈로 / 문학동네

1821년 5월 5일 아프리카 대륙의 서쪽, 적도 아래의 외딴 섬 세인트헬레나에 유배돼 있던 나폴레옹이 숨을 거뒀다. 52세였다. 막스 갈로(76)는 대하소설 <나폴레옹> (전5권)에서 그의 마지막을 이렇게 쓰고 있다. -두 단어가 그의 목구멍에서 튀어나왔다. “선두, 군대.” 그리고 조금 시간이 흐른 후, 죽음이 그에게 찾아왔다... 그의 절정의 시기였던 1804년 12월 2일 그는 말했었다.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고 덧붙였다. “그러나 패배자로서 영광없이 사는 것, 그것은 매일 죽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는 아직 살아 있다.-

막스 갈로가 이 소설을 발표한 것은 1997년, 그때까지 세계 도처에서 나온 나폴레옹에 관한 저작이 8만여종이라 했으니 10년 세월이 더 흐른 지금에야 셀 것도 없겠다. 예술에서 예수 다음으로 많이 표현됐다는 인물이 나폴레옹이다. 그 수많은 책 중에서도 막스 갈로의 <나폴레옹> 이 돋보이는 이유는 그의 ‘내면’에 대한 치밀한 추적과 묘사 때문이다. 진보적 역사학자이자, 로베스피에르와 로자 룩셈부르크 등에 관한 탁월한 평전 작가이기도 한 막스 갈로가 유독 소설의 형식으로 나폴레옹을 다룬 것은, 나폴레옹의 마음 속으로 걸어들어가 그 내면의 역학을 파헤쳐보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욕망하면, 할 수 있다”던 ‘전장의 신’, ‘절대적 존재의 전조’로 불린 나폴레옹이지만 동시에 열정에 번민하는 약한 인간이기도 했던 그의 정신세계를 드러내기에 소설만한 형식도 없었을 것이다.

나폴레옹은 스스로 “나의 삶은 얼마나 거대한 소설인가!”라고 말했다지만, 막스 갈로는 그 소설을 현실의 텍스트로 만들어낸 것이다. 미테랑 정부 대변인을 지내기도 한 좌파 학자인 막스 갈로는 이 작품을 발표하면서 “나는 나폴레옹의 전기를 부정적이지 않은 시각에서 다시 쓴 ‘첫번째 좌파 역사가’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었다. 좌파니 우파니 하는 정의로 가둘 수 없는 창조의 에너지, 꿈과 생명의 힘을 그에게서 발견했다는 의미였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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