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도 2일 광우병 논란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여당은 야당과 일부 언론이 선동성 주장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공격했고, 야당은 정부 여당이 국민 불안을 외면하고 있다며 협상책임자 문책, 재협상을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광우병 공포를 정치논리로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에 보조를 맞춰 적극적으로 차단막을 쳤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면 광우병이 확산될 것이라는 주장은 논거가 정확하지도 않은 선동으로 국민들을 정신적 공황상태로 몰고 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광우병을 걱정하는 것은 공감하지만 일부 민주당 의원이 ‘한국인의 유전자가 광우병에 취약하다’라고 주장한 근거가 무엇인지 밝히라”고 따졌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언론도 관련 내용을 보도할 때 가려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광우병 괴담은 마치 ‘비 오는 날 벼락을 맞을 수 있으니 외출하지 말라’는 황당무계한 말과 같다”면서 “쇠고기 수입 반대를 계기로 반미 선동을 하고 반정부, 반이명박 투쟁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방송이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로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것은 명백한 폭력”이라고 공격했다.
논란을 시급히 진화하지 않으면 큰 혼란을 부를 뿐 아니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판단, 당정청이 모두 나선 것이다.
반면 통합민주당은 재협상을 주장하며 총공세를 폈다. 박상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우리측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면서 “반드시 추가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전수조사, 광우병 발생시 쇠고기 수입 즉각 중단 등을 재협상의 핵심조건으로 제시했다.
차영 대변인은 “정부는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는커녕 마치 미국 축산농가의 대변자처럼 무조건 ‘안심하고 믿으라’고만 한다”고 비판했다.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 등 책임자 문책은 당연하며 지금 같으면 협상 무효화 추진 국민운동이 일어날 판”이라고 경고했다.
유은혜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이 광우병 공포감 확산이 언론의 왜곡보도 때문이라고 했는데 이는 국민을 무시하는 발언”이라며 “국민여론을 언론 탓으로 돌리는 태도야말로 혹세무민”이라고 꼬집었다.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도 “쇠고기 협상은 위헌적”이라며 가세했다.
정녹용 기자 양정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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