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는 4일 오후 5시(현지시간) 농무부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설명하기 위해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하는 등 전에 없이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앞두고 광우병 발병 위험에 대한 한국민들의 우려가 커지자 이를 조기에 진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미 농무부 리처드 레이먼드 식품안전담당 차관은 4일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에게 직접 미국산 쇠고기의 도축 및 포장 과정에서 적용되는 안전기준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미 정부는 ‘미국인들도 자국산 대신 호주산 쇠고기를 먹는다’,‘수많은 미국인들이 광우병에 걸렸는데도 숨기고 있다’는 등 한국에서 퍼지고 있는 얘기들에 대해서도 반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미 정부가 일요일 오후에 기자회견을 자청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촛불 시위 등 반대여론을 그만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이며 서둘러 오해를 풀어야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미측의 발 빠른 움직임은 한국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조치에 영향을 받는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 “미국 내에서 생산된 쇠고기 중 96%를 미국인들이 소비하고 있다”면서 미국인들이 자국산 대신 호주산 쇠고기를 먹는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호주나 캐나다에서 수입된 쇠고기는 햄버거에 사용되는 다진 쇠고기 용도로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한국 내에서 일고 논란의 상당 부분은 잘못된 언론 보도와 인터넷을 통해 퍼진 소문이 촉발시킨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당국이 이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논란이 확산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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