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투수가 한국프로야구 마운드를 점령했다.
한화 류현진(21)과 SK 김광현(20)은 2일 현재 나란히 5승1패로 다승 공동 1위다. 이들은 괴물이라는 별명부터 왼손투수로는 드물게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를 던진다는 점까지 빼 닮았다. 류현진과 김광현이 한국야구의 대들보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 최고 154㎞짜리 광(光)속구와 변화구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타자 최희섭(KIA)은 “메이저리그에도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많다. 하지만 변화구까지 좋은 투수는 드물다”고 말했다. 류현진과 김광현의 최고 구속은 시속 154㎞. 류현진은 체인지업, 김광현은 커브가 워낙 좋아 직구 위력이 배가된다.
승부처에서 상대타자는 류현진과 김광현의 강속구를 대비할 수밖에 없다. 이때 변화구를 던지면 헛스윙하거나 치지 않으면 스트라이크가 되기 일쑤. 류현진과 김광현이 마운드 위에서 자신이 넘치는 이유다.
■ 류현진의 체인지업과 김광현의 커브
류현진은 우타자의 몸쪽을 찌르는 강속구와 바깥쪽으로 흐르는 서클체인지업이 돋보인다. 한화 이상군 투수코치는 “몸쪽 직구와 바깥쪽 체인지업은 류현진의 필살기”라고 귀띔했다. 김광현의 주무기는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커브와 낙차 큰 슬라이더. 슬라이더의 낙차가 워낙 커 상대타자가 커브로 착각할 정도다.
국민우익수 이진영(SK)은 “현진이의 체인지업은 알고도 당할 때가 있다”고 혀를 내둘렀고, 최희섭은 “광현이는 슬라이더가 특히 좋다”고 칭찬했다.
■ 경기운영은 류현진이 한 수 위
투수 출신인 SK 김성근 감독은 경기 운영 능력에서 류현진이 김광현에 앞선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이 타자를 상대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고 던진다면 김광현은 아직까지 힘으로 밀어 부친다는 것. 김성근 감독은 “광현이가 현진이한테 배울 게 많다”고 했다.
류현진은 지난 30일 대전 SK전에서 구위가 나빴지만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5승을 거뒀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현진이가 공이 나쁘더라도 고비마다 몸쪽에 직구 승부를 거는 등 위기관리능력이 빼어나다”고 칭찬했다.
■ 메이저리그급 왼손투수
한때 빅리그에서 홈런을 펑펑 쳤던 거포 최희섭은 “현진이와 광현이는 구위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급이다”고 말했다. 일본프로야구에 정통한 김성근 감독도 “이 친구들은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자질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물론 해외에서 용병으로 뛰려면 리그와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등 변수가 많지만 실력만큼은 인정을 받은 셈이다.
김성근 감독은 프로야구 흥행을 위해 류현진과 김광현의 선발 맞대결을 추진할 생각이다. SK와 한화의 인천 3연전(16~18일)에서 올 시즌 최고 흥행카드가 뜰 전망이다. 어느덧 한국야구의 대들보로 성장한 이들의 맞대결에 벌써부터 야구팬의 눈과 귀가 인천으로 향하고 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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