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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월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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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월든

입력
2008.05.06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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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D. 소로 / 이레

1862년 5월 6일 미국의 사상가ㆍ문학가였던 헨리 데이빗 소로가 45세로 사망했다. 소로는 자신이 살았던 시대에는 거의 주목받지 못했지만, 20세기를 거쳐 21세기에 들면서 그 어느 사상가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재인식돼 왔다.

그가 스무살 때 만난 정신적 스승이었던 초월주의 사상가ㆍ시인 에머슨(1803~1882)의 아류 정도로 취급됐던 소로 자신은 세기를 앞서 자연ㆍ환경의 소중함을 내다본 선각자로, <월든> 으로 대표되는 그의 저작은 21세기의 가장 강력한 사상, 생태주의의 선구적 업적으로 꼽힌다.

‘최초의 녹색 서적’으로 불리는 <월든> 은 소로가 1845년 봄부터 1847년 가을까지, 자신의 고향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 지역의 작은 호수인 월든 호반의 숲에 통나무로 오두막집을 짓고 생활하면서 보고 느낀 자연의 모습, 인간과 사회에 대한 성찰을 담은 기록이다.

소로는 이 기록에서 “흔히 필요성이라고 불리는 거짓 운명의 말”이라 표현한 인간의 끝모르는 욕망, 그리고 “한갓 견해(見解)라는 이름의 연기”라 표현한 인간의 그릇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고, 자연에 순응하는 삶의 변화를 시작하자고 말한다. 집 짓고 밭 갈고 물고기 잡는 원시적 생활, 숲속의 계절 변화, 거기 살고 있는 동식물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세속적ㆍ물질적인 삶에 대한 통렬한 풍자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문장에서 번득인다.

<월든> 을 다시 펴 보니, 요즘 한창 말썽인 미국산 수입 쇠고기 문제 혹은 육식 문제를 생각케 하는 소로의 글도, 당연히 눈에 띈다. “우리의 상상력을 거스르지 않을 소박하고 깨끗한 음식을 마련하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둘은 함께 같은 식탁에 앉아야 한다… 보다 깨끗하고 건전한 식사만을 하도록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인류의 은인으로 대접받을 것이다. 나의 식사 취향과 관계없이 인류가 점점 발전함에 따라 육식의 습관을 결국엔 버리게 될 것이 인류의 운명임을 나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류가) 식인 습관을 버린 것만큼이나 확실하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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