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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파도' 왜 생겼나/ 해일? 만조때 수위 높아진 것? 전문가조차 정확한 원인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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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파도' 왜 생겼나/ 해일? 만조때 수위 높아진 것? 전문가조차 정확한 원인 몰라

입력
2008.05.06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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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일이 아니라면 집채만한 파도의 원인은 무엇일까.

4일 충남 보령시에서 발생한 높은 파도의 원인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기상 당국은 일단 ‘해일사고’ 가능성은 배제했다. 해일은 지진이나 폭풍이 원인이 돼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파도가 육지로 한꺼번에 밀려오는 현상으로, 이날 사고 당시에는 보령시 인근에서 지진이나 폭풍이 발생한 흔적이 전혀 없었다는 설명이다.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사고 당시 서해안에는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고 폭풍도 없었다”며 “사전에 예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사고 당시 보령시 인근에는 서남서_남서풍이 0.5m/초 내외로 불고 있었고 파고도 0.1~0.2m로 크게 높지 않은 상태였다. 다만 서해안은 사고 당시 간조에서 만조로 넘어가던 때로 바닷물의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었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만조 상황에서 해안을 따라 흐르던 강한 조류가 인공적으로 구축된 방파제에 가로막히자 강한 파도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상 전문가들은 “만조는 오후2시31분으로 해수면이 가장 높지도 않은 상태였고 기상상황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며 의구심을 떨치지 못했다. 연세대 대기과학과 김준 교수는 “기상학적 상황이나 천문학적 요인이라면 이처럼 보령시에 국지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서해안 전체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기상청이 주장하는 조수간만의 차와 같은 천문학적 요인보다는 해저 지형의 침강이나 국지적 기상현상에 의한 해일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김 교수는 “해일은 강한 바람이나 파도, 조석간만의 차 외에 국지적 요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며 “해저에서 지형이 국지적으로 침강한 해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상묵 교수도 “서해안에 일시적으로 강한 바람이나 돌풍이 국지적으로 불어서 순간적으로 일부 지역에 높은 파도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기상청이 방파제 때문이라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대신,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려면 사고지역에 대한 철저한 지형탐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강희경기자 kb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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