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가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전세계 항공화물 시장도 20년 내에 세 배로 증가할 것입니다. 아시아와 미주를 잇는 지정학적 강점이 있는 한국화물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세계 항공화물기의 90%를 공급하는 보잉사의 제임스 에드가(사진) 상용기 부문 화물마케팅 아시아태평양지역 이사가 24일 방한했다.
에드가 이사는 항공화물 업계에서 35년간 몸담아 왔고, 15년간 화물기 마케팅만을 담당한 전문가. 항공화물 시장은 전세계 경제 흐름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움직인다. 고성장 국가일수록 물동량이 늘고, 이는 곧바로 항공화물기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그가 아시아시장의 성장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에드가 이사는 “중국의 경우 수출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앞으로 고부가가치 상품 수입이 많아질 것”이라며 “현재 세계 항공화물시장의 51%를 차지하는 아시아 비중이 20년 내에 64%까지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시장도 지리적인 이점에 힘입어 고성장할 것이란 게 그의 분석이다. 이미 대한항공은 세계 1위의 화물기 운송회사로 자리를 굳혔다. 아시아나항공도 18위에 위치해 있을 정도로 국내 항공사의 항공화물 분야에서의 입지는 탄탄하다.
에드가 이사는 항공화물 시장의 고성장 이유를 ‘스피드’에서 찾았다. 유가가 급등하고, 경제상황이 다소 불안해 보이기도 하지만 기업들은 운송비용보다는 신제품을 최대한 빨리 운송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자동차를 배 대신에 비행기로 실어 나르는 것도 그런 상황을 보여주는 예다. 이미 오랫동안 들어왔던 ‘세계화’가 더욱 빨리 진행되고, 화물기 시장도 그만큼 급성장한다는 것이다.
보잉사는 이를 바탕으로 향후 20년 내에 전세계 화물기는 지금의 두 배 수준으로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2,000대인 화물기 숫자가 4,000대로 늘어난다는 것. 화물기의 대형화를 감안하면 화물시장 규모는 세 배로 커진다는 게 보잉의 전망이다.
이에 대비해 연료는 덜 들면서 더 멀리 날아가는 비행기 개발이 보잉의 최우선 목표이자 가장 어려운 숙제다. 에드가 이사는 “고객의 요구에 맞는 화물기 개발을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고객들이 직접 개발과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항공화물시장이 항상 고성장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01년 9ㆍ11 테러와 함께 세계적인 경기침체 등으로 항공화물시장 성장률은 5%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는 “그때는 모든 게 멈춘 듯했다”며 “경기가 회복될 날만을 기다리며 바짝 엎드려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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