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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誌 '제3의 권력이동' 분석/ "美위기는 포스트 아메리카로 가는 성장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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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誌 '제3의 권력이동' 분석/ "美위기는 포스트 아메리카로 가는 성장통"

입력
2008.05.06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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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퇴조하는가. 최근 자주 등장하는 질문이다. 경기침체와 이라크 수렁, 테러 위협 등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세계 최고층 빌딩이 대만 타이베이(臺北)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로 옮겨가고, 인도의 발리우드가 할리우드를 대체하는 조류에서 미국인들은 자존심의 상처를 받는다. 지난달에는 미국민의 81%가 미국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미국에 대한 국내 여론이 이처럼 나쁜 것은 25년래 처음이다.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최신호(12일자)에서 팍스 아메리카(pax_America) 시대가 저물고 포스트 아메리카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퇴조 때문이 아니라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다른 국가들이 부상(Rise of the Rest)’하고 있는 데 따른 세계 권력 지형의 변화이다. 이 점에서 세계는 ‘반미(anti_America)’가 화두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포스트 아메리카’를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근세사회는 3차례 큰 권력이동이 있었다. 과학과 기술, 교역과 자본으로 대표되는 15세기 서구의 부상이 첫번째이고, 19세기 말 서구의 힘이 미국으로 통합되는 것이 두번째 권력이동이다. 세계의 정치ㆍ경제ㆍ사회를 한 손에 움켜 쥔 미국의 힘은 20년 이상 지속됐다. 세번째 권력이동이 현재 목격되는 ‘나머지 국가들의 부상’이다. 군사ㆍ정치적 지형에서 미국의 힘은 여전하나 산업ㆍ금융ㆍ문화 등 측면에서의 권력은 미국의 손을 떠나고 있다.

주목할 점은 ‘포스트 아메리카’가 미국의 쇠퇴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제외한 다른 모든 나라의 부흥에 따른 것이라는 점이다. 반미의 역작용이 아닌 미국의 독점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세계는 발전하고 있고, 이런 점에서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 순기능적 존재로 남아 있다.

메릴랜드대 조사에 따르면 ‘모든 종류’의 전쟁은 80년대 중반 이후 감소하고 있고, 전세계적 폭력은 5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와 있다. 테러에 의한 죽음이 자주 거론되지만, 그 대부분은 전쟁이 한창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국한된 것일 뿐이다. 9ㆍ11 테러로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알 카에다 등 국제테러 조직은 전 지구 차원의 공조로 지금은 명맥을 유지하는 데 급급하다.

중국과 러시아의 급부상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으나 이는 100년 이상 계속된 국제질서 내부로의 통합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국가 경제력을 기존 질서를 뒤엎는 군사적 패권의 수단으로 활용하려 했던 과거와 완전히 구별된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의 상대적 약진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민족주의(New Nationalism)’를 부르는 동인으로 작용한다. 중국 인도 등 신흥경제 대국은 세계화의 과실인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질서를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 60년 전 만들어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이 빠져있는 G8은 구태의 전형이다.

뉴스위크는 “세계는 미국이 못해서가 아니라 다른 나라들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의 조류를 타고 있다”고 해석했다. 문제는 달라진 조류에 미국이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자국 위주의 룰을 만들어 다른 나라가 따를 것을 강제하면서 자신은 룰 위에 군림하려는 미국의 버릇은 강자가 곳곳에 포진한 새로운 질서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중국도 러시아도 이란도 아닌 바로 미국, 그것도 미국 정부라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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