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家)의 말대로 ‘게임 끝’인가, 한진가(家)의 말대로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인가.
한진가의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 인수합병(M&A)에 대한 미련을 거두지 않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일 금융위원회에 제일화재에 대한 대주주 변경승인과 지분취득 승인을 신청하며, 적대적 M&A 추진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앞서 29일 제일화재 최대 주주이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 이사회 의장이 자신이 가진 제일화재 주식 632만7,245주(23.63%)의 의결권을 한화건설에 넘긴다고 공시한 이후 업계에서는 사실상 제일화재는 한화쪽으로 넘어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메리츠화재가 김영혜 의장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김 의장의 거부로 더 이상 쓸 카드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적대적 M&A를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가 지분취득 승인 등을 내려주면, 바로 시장에서 공매매수에 들어가겠다는 것.
메리츠화재가 뜻을 굽히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한화측이 김 의장의 지분을 포함해 제일화재 지분을 33.96%나 확보했지만, 김 의장은 의결권만 넘겼을 뿐 지분자체를 한화에 넘긴 것은 아니기 때문. 김 의장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의결권을 다시 가져올 수 있고,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김 의장에 대한 설득 가능성이 완전히 물 건너갔다고 볼 수 없다. 현재 메리츠화재 등 한진계열사의 제일화재 지분은 11.465%.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제일화재 인수는 여기서 포기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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