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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단] 은밀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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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단] 은밀한 생

입력
2008.05.06 00:25
0 0

- 이원

비오는 밤 속에는

비와 밤만 가득하죠

그러나 어둡고 축축한 그것들이 바로

생의 한가운데라면

축축하고 어두운 그것들이

꽃이며 열매며 날개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울음이 터진 밤 속에는

쓰라린 눈동자와

흐느낌을 감추지 못하는 밤만 가득하죠

그러나 지금이 어느 시간이냐고 묻는다면

우리가 기어이 닿고 싶어 하던 바로

그 순간이라고

대답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은밀한 생: 파스칼 키냐르의 소설 제목

▦1968년 경기 화성 출생 ▦1992년 <세계의 문학> 통해 데뷔 ▦시집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 <야후!의 강물에 천 개의 달이 뜬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 ▦현대시학작품상, 현대시작품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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