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팔봉비평문학상의 심사대상에 오른 평론집은 모두 32권으로 전년도에 비해 몇 권 줄어든 수치이다. 그렇지만 금년부터는 국문학 연구자들이 쓴, 연구서에 해당하는 책들을 1차 심사대상에서 제외시켰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32권이란 숫자는 실제로는 엄청나게 증가한 수치이다.
최근 우리 비평계의 두드러진 특징은 한국문학 전공자들이 신예 비평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과 이제 비평분야에서도 여성의 활동이 남성에 필적할 정도로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50대 이상의 한국문인 속에서 여성 비평가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시와 소설분야에서는 일찍부터 여성들의 활동이 활발했지만, 비평의 영역에서는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의 활동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90년대부터 여성들의 비평계 진출이 늘어나기 시작해서 2000년대에는 신예들의 경우 여성 비평가의 활동이 남성 비평가를 능가할 지경에 도달한 것이다.
이런 상황의 자연스러운 반영이겠지만 1차 본심을 통과한 비평가의 숫자는 남자가 둘, 여자가 넷이었다. 김윤식 심사위원장을 비롯한 김병익, 김인환, 조남현 네 분 심사위원들은 4월 17일에 열린 1차 본심에서 식민지 시대에는 여성 비평가가 없었다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섯 사람의 평론집을 2차 본심의 검토대상으로 결정했다.
4월 28일에 열린 2차 본심은 최근의 심사 중 가장 쉽게 수상자가 결정된 경우였다. 심사위원들이 여섯 명의 평론집에 대해 "마땅한 사람은 한 사람이다. 꼼꼼하지만 긴장이 떨어지는 평론집이다.
열심히 작품을 읽었지만 연구자적 시각과 문장이다. 많은 공부를 했지만 아직 아귀가 잘 맞지 않다"와 같은 평을 가볍게 한번씩 피력했을 때 수상자는 이미 박혜경으로 결정되어 있었다. 박혜경의 <오르페우스의 시선으로> 는 그가 걸어온 고단한 문학의 길과는 달리 이처럼 무난히 19회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오르페우스의>
홍정선(문학평론가ㆍ인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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