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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달콤한 인생'서 위기의 주부로 복귀 오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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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달콤한 인생'서 위기의 주부로 복귀 오연수

입력
2008.05.06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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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연수(37)는 인터뷰 내내 얇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자신의 말을 곱씹으며,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크리스털 유리그릇처럼 투명한 아름다움의 뒤에서는, 깨질 듯 베일 듯 위태로움을 안은 '위기의 주부' 이미지가 배어나왔다.

오연수는 3일 첫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달콤한 인생> (극본 정하연, 연출 김진민)에서 남편을 두고 10세 연하의 남자와 위험한 사랑에 빠지는 '혜진'으로 시청자와 다시 만난다.

- 1년 만에 정통 멜로 드라마로 돌아왔네요. 최근 트렌드인 '줌마렐라'(아줌마 신데렐라) 명랑 캐릭터와는 다른데.

"제 성격이 크게 밝은 편이 아니라 일부러 명랑한 캐릭터를 고르려고 하진 않아요. 2004년 드라마 <두 번째 프로포즈> 에서는 남편이 바람 피워서 가슴앓이하며 울고 불고 질질 짜는 주부 역할을 했었는데, 반대로 제가 바람 피는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주몽> (2007년) 유화 부인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정말 마음에 드는 작품 아니면 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달콤한 인생> 대본을 받았어요. 작가 선생님이 저를 어릴 때 봐서 '오연수가 (혜진 역할을) 하기엔 너무 어리지 않을까' 생각하셨대요. 제가 잘 할 수 있다고 설득했죠."

- 불륜, 자살 등 소재가 어두운데, 시청자들이 공감할까요.

"불륜을 소재로 했지만 어두운 불륜 드라마는 아니에요. 어느 중년 부부의 위기,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생 이야기에요. 동원(정보석)은 아내가 싫어서 바람 피운 건 아니거든요. 정말 사랑하는 토끼 같은 자식이 있고 안정된 가정을 꿈꾸면서도 욕망 때문에 다애(박시연)를 만나요.

무엇보다 이 작품에 끌린 이유는 굉장히 현실적이라는 점 때문이에요. 대사 하나하나도 돌려서 말하는 게 없고 직설적이에요. 혜진이 외도한 남편에게 '당신 그렇게 사시고, 나는 내 마음대로 살겠다'고 말하는 식이죠."

- 남편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젊은 남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혼란스러운 내면 연기를 해야 하는데 캐릭터 연구가 어렵진 않았나요.

"점점 어려워지더라구요. 열 살이나 어린 준수(이동욱)를 사랑하면서 남편과는 대놓고 싸우지 않고 미묘한 신경전을 펼치며 갈등해요. 말이 아니라 몸이나 표정으로 보여줘야 하는 심리전이어서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았어요.

촬영하면서 속으로 '상대 배우나 감독님,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 유형이니 공감 가게 찍자'고, '내 또래 주부니까 이 상황에선 어떤 기분일까, 어떤 감정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 실제라면 열 살 연하의 남자와 사랑할 수 있을까요.

"후…. 실제라면 많은 갈등을 하겠죠. 근데 (사랑에 빠지진) 못하겠죠. 마음은 들 것 같아요. 주부들한테 길을 막고 물어보세요. 어느 누구 하나 혼자 훌쩍 여행 떠나고 싶고, 아무 것도 신경 안 쓰고 일탈을 꿈꾸고 싶지 않은지. 살다보면 저런 연하의 남자랑 사랑하면 어떨까, 한 번쯤은 다들 꿈꾸지 않나요."

-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떨까요.

"제 또래 동료 배우들과도 그런 토론을 자주 하는데 한번쯤은 눈 감아 줄 것 같아요. 아이들이 있으니까. 닥쳐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많은 배신감이 들겠죠. 근데 살다보니 남편도 사람인데 와이프를 싫어하지 않으면서도 어느 순간 다른 여자한테 꽂힐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물론 실망하고, 속상하겠지만."

- 40대엔 시트콤 연기를 하고 싶다고 얘기해왔는데, 변함없나요.

"예, 즐거울 것 같아요. 아들 둘을 키워서 그런지 제 성격이 약간 엉뚱하고 터프한 데가 있어요. 그럴 때 주위 사람들은 '넌 시트콤을 해야 해' 라고 말해요. 악역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욕 먹는 역할은 한 번도 못했거든요."

- 남편(배우 손지창)과 아이들은 배우 엄마를 이해하나요.

"남편은 요즘 웨딩, 기업 PR 등 여러가지 사업을 하고 있어서 드라마 할 생각은 없어요. 그래도 꼬박꼬박 아이들 준비물 챙겨주고 등교를 봐줘요. 첫 아이(10세)가 시험 기간인데 제가 숙제를 봐주지 못하니까 너무 미안해요. 그냥 '아는 대로 써라'고만 해요. 6일이 큰 아이 생일이라 어린이날 기념으로 겸사겸사 게임기를 사줬어요(후훗)."

- 어느덧 30대 후반, 사랑과 욕망의 차이는 뭘까요.

"욕망은 누구나 꿈꾸는 것 같아요. 그게 현실에 반영이 안 됐을 뿐이지. 사랑은… 그때그때 변하는 것 같아요. 결혼해서 살다보면 점점 정으로 살게 되는 것 같아요. 마음 속에서 연애감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고, 정이라는 다른 마음이 생기는 거겠죠."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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