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시절 108명이나 되는 초선 의원이 중구난방으로 떠들면서 ‘108번뇌당’으로 불리던 혼란은 이제 사라졌다.” “그렇다 해도 18대 초선은 대부분 한가락 하던 머리 큰 의원들인 만큼 전투력과 신선함은 떨어진다.”
통합민주당에게 17대와 18대 국회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초선 의원 비율이다. 숫자가 확 줄기도 했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들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한다.
17대 총선 당시 우리당 당선자 중 초선 비율은 71.1%(152명 중 108명).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쉽게 국회에 진출했다. 그러나 이후 일부 의원들의 거침 없는 행보 때문에 ‘탄돌이, 108번뇌’라는 조소를 사기도 했다. 우리당의 몰락은 초선을 통제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이제는 상식처럼 돼 있다.
그렇다면 18대 국회에서 우리당을 잇고 있는 민주당 상황은 어떨까. 일단 초선 비율이 25.9%(81명 중 21명)로 확 떨어져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게다가 대부분의 초선 당선자가 경력, 나이에서는 중진 의원급이라는 점도 차이다.
지역구 초선은 8명에 불과하지만 경력이 화려하다. 김희철(관악구청장), 백재현(광명시장), 김재균(광주 북구청장), 김세웅(무주군수) 당선자는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이용섭(건교부 장관), 조영택(국무조정실장) 당선자는 장관급 출신이다. 장세환(전주 완산을) 당선자도 전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게다가 이들은 모두 50대 중ㆍ후반에서 60대 초반이어서 초선이라 하기엔 쑥스러운 나이다. 전북 익산갑 이춘석 당선자가 45세의 변호사 출신 초선이라는 점이 눈에 띌 정도다.
비례대표 초선 13명 중에도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최문순 전 MBC 사장, 박선숙 전 환경부 차관 등 거물급이 포진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18대 국회에서는 거대 여당을 상대로 소수 야당의 투쟁력을 보여줘야 할 텐데 저격수 역할을 해야 할 초선이 부족한 것은 약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초선들이 대부분 정치와 정책 역량이 있는 만큼 당과 국회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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