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디자인 아이 웨이웨이, 서울서 개인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디자인 아이 웨이웨이, 서울서 개인전

입력
2008.05.06 00:25
0 0

그림형제의 도시 독일 카셀.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적인 현대미술 축제 카셀 도큐멘타는 2007년 1,001명의 중국인으로 진풍경을 연출했다. 1,001개의 여행가방과 1,001개의 낡은 의자 등이 설치된 도시 곳곳을 1,001명의 중국인들이 돌아다니며 노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었다.

1,001명의 중국인을 한 달간 동화의 도시로 초대해 동화 같은 경험을 선사한 이는 새 둥지 모양의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鳥巢)의 디자인을 담당한 것으로 유명한 중국 현대미술가 아이 웨이웨이(51). 1,001개의 여행가방과 낡은 의자도 그가 직접 만들어 설치한 작품('동화' 시리즈)들이다.

1990년대부터 2007년까지 아이 웨이웨이의 주요 대표작을 선보이는 국내 첫 개인전이 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린다. 작품 수는 14점에 불과하지만, 전시공간을 압도하는 아이 웨이웨이의 강렬하고 스케일 큰 작품들이 독특한 미감을 보여주는 전시다.

중국의 유명한 현대시인 아이 칭의 아들인 아이 웨이웨이는 지식인 아버지로 인해 고통스런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한 살 때 베이징에서 신장으로 쫓겨난 그의 가족은 문화혁명 땐 고비사막의 수용소로 축출, 17년간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18세에 베이징으로 돌아온 아이는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한 채 겉돌며 그림 그리기로 소일하다 1978년 베이징 영화학교에 입학, 세계적 영화감독이 된 첸 카이거, 장이머우 등과 함께 수학했다.

81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파슨스 디자인 스쿨과 아트 스튜던츠 리그에서 공부했으며, 94년 베이징으로 돌아와 설치미술가, 건축가, 큐레이터로 다방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아이 웨이웨이의 초기 작품들은 숙명적으로 반정부적 성격을 띤다. 텐안먼 광장과 백악관 같은 세계 여러 나라의 권력 상징물 앞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고 찍은 '원근법 연구' 시리즈는 통렬한 블랙유머로 미학적 쾌감을 준다.

그러나 아이 웨이웨이의 가장 큰 특징은 한, 당, 명, 청 시대의 도자기와 파편, 가옥의 문짝과 창틀 등 역사의 오브제를 이용해 현재를 재구성한다는 점. 땅을 파다 발굴한 도자기를 현대 산업도료로 색칠하거나, 오래 된 테이블의 부분들을 재조합해 새로운 형태의 가구를 만드는 식으로 파괴와 재창조의 변증법을 구사한다. 카셀 도큐멘타에 선보였던 1,001개의 의자도 명ㆍ청시대의 것들.

중국 텐안문 광장에 가운데 손가락을 날리던 왕년의 이 '공공의 적'이 올림픽이라는 중국의 새 랜드마크를 만드는 데 참여하게 된 사연이 재밌다.

중국 정부가 올림픽 주경기장의 설계를 의뢰한 스위스 건축회사 헤르조그 앤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이 전격적으로 아이 웨이웨이를 설계자로 지정한 것. 정작 아이 웨이웨이는 스태디엄 안엔 들어가 앉아 본 적이 한번도 없는 '스포츠맹'이라고 한다.

이번 전시에는 24시간 동안 1시간 단위로 촬영한 냐오차오의 대형 사진들과 함께 카셀 도큐멘타에 선보인 <동화> 시리즈 중 의자와 여행가방 100개가 선보인다. (02)734-6111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