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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로서의 정치색 뚜렷… 더이상 어제의 10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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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로서의 정치색 뚜렷… 더이상 어제의 10대가 아니다

입력
2008.05.06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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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90년대 집회의 주인공은 대학생이었다. 2002년 효순ㆍ미선양 촛불집회 때도 주축은 기성세대였다. 그러나 이번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의 주역은 10대 중고교생들이었다.

상대적으로 친미적인 일부 보수 진영에서는 과거 운동권 학생들에게 적용하던 이념적 틀을 10대들에게도 적용하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0대들은 ‘반미’‘반자본주의’라는 이념보다는 현실 문제에 터잡은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0대들의 쇠고기 수입 반대는 영어 몰입교육, 0교시 수업 등 경쟁과 서열을 부추기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불만이 겹쳐지면서 목소리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원 교수는 “과거와 달리 세력화하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의 주장을 말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것도 의미있는 큰 변화”라고 분석했다.

기성세대가 오히려 10대에게서 한 수 배우게 된 것도 과거와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이번에 10대들은 기성세대를 앞질러 사회문제를 이슈화해내는데 성공했다”며 “사회에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진중권 중앙대 독어독문과 교수는 과거 ‘투쟁의 정치’가 ‘놀이의 정치’로 바뀌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진 교수는 “이번 집회를 보면 이념이나 정치적 구호를 떠나 참가자들 스스로가 즐기는 축제 분위기였다”며 “기존 운동권조차 이해할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집회지만 긍정적인 발전으로 보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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