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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간판 후보 '野性 3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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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간판 후보 '野性 3파전'

입력
2008.05.06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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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에서 '차기'를 노리는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새로 선출될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자연스럽게 야당의 간판 정치인이 될 것이란 점에서다.

민주당에게는 7월 전당대회와 이달 중순께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의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해 대선과 4월 총선을 경과하면서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이해찬 전 총리 등 신구(新舊)권력의 핵심들이 자의든, 타의든 변방으로 밀려났다. 더욱이 81석의 미니 야당으로 전락한 상황이다. 따라서 새 지도부 선출은 야당으로서의 민주당이 자신의 정체성과 노선을 재정립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를 반영하듯 차기 당권 경쟁에 뛰어든 이들은 하나같이 야성(野性)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민주당의 정체성으로 한나라당과 선명하게 대비되는 '중도진보'를 제시한 천정배 의원은 "전당대회를 통해 치열한 정체성 논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다. 추미애 당선자는 '추다르크'라는 애칭에 걸맞게 '야당다운 야당'을 캐치 프레이즈로 내걸었고, 상대적으로 온건한 이미지의 정세균 의원마저 '투쟁력'을 강조한다.

물론 개인별 이력과 당내 입지에 따라 구체적 전략은 다를 수밖에 없다. 열린우리당 의장 출신이면서 당내 각 정파의 신망이 두터운 정 의원은 여의도 내부의 세력 우위를 발판으로 조용한 세몰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대중적 인기에서 다른 두 경쟁자보다 우위에 있는 추 당선자는 여의도 바깥에서 '변화'를 부르짖으며 표밭갈이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양강구도에서 밀려나 있는 천 의원은 당내외 개혁세력을 묶어낼 수 있는 틀거리를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세 후보자 모두 약점이 분명하다. 추 당선자는 당내에 확실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지 못하다. 포용력이 부족하다는 평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천 의원은 개혁성향이 분명하지만 추 당선자와 마찬가지로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 제1야당의 대표가 갖춰야 할 대중성 측면에서도 박한 평가를 받는다. 정 의원은 민주당의 극복과제 중 하나인 열린우리당ㆍ호남당 이미지를 극복해야 한다.

당초 난립 가능성이 제기됐던 원내대표 경선은 3선 동기인 원혜영 김부겸 이강래 의원의 '3색 대결'로 좁혀지고 있다. 일단 외견상으로는 당 대표 후보자들과 마찬가지로 '강한 야당'을 공통적으로 강조한다. 여당과의 정책 경쟁을 통해 대안세력으로 인정받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점도 비슷하다.

하지만 캐릭터와 지지기반 등은 사뭇 다르다. 재야 출신이면서도 온건한 이미지의 원 의원은 동료들과의 '소통능력'과 정파를 초월한 고른 지지가 강점이다. 당내 주류로 급부상한 손학규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마당발'답게 친화력을 앞세운다. 전략ㆍ기획통으로 꼽히는 이 의원은 정동영계의 끈끈한 지지와 구 민주계와의 원만한 관계가 기반이다.

물론 김 의원은 한나라당 출신이란 점, 이 의원은 편중된 지지기반, 원 의원은 야성 부족이라는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 또 세 후보 모두를 향해 한나라당과의 정체성 차이를 부각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비판적 평가도 엄존한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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