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선물거래소 등 증권 유관기관들이 증권ㆍ선물회사로부터 거둬들이는 수수료(거래회비)를 20% 인하키로 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가 증권사에 내는 위탁매매 수수료도 지금보다 더 싸질 전망이다.
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시장효율화위원회에 지난 2일 회의를 열어 증권선물거래소, 증권업협회, 증권예탁결제원, 선물협회 등 4개 증권유관기관들의 수수료율 20% 인하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고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미 수수료를 20% 인하한 증권예탁결제원을 제외한 3개 증권유관기관들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이달 중에 수수료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증권업협회와 선물협회는 조만간 증권사 사장단 간담회를 열어 이들이 투자자로부터 받는 위탁수수료(평균 0.18%)를 낮출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즉 증권유관기관들이 증권사 수수료(거래회비)를 지금보다 20% 덜 거둬들이는 만큼, 증권사들도 고객으로부터 받는 위탁 수수료를 그만큼 낮추라는 것이다.
증권사는 증권·선물시장에서 투자자로부터 거래대금의 일정률을 위탁수수료로 받아 이 중 일부를 수수료(거래회비) 명목으로 증권유관기관에 납부하고 있다. 이번 20% 수수료 인하 조치가 시행되면 작년 기준으로 증권사들이 4개 증권유관기관에 내는 수수료(거래회비)는 ▦증권선물거래소 755억원 ▦증권예탁결제원 220억원 ▦한국증권업협회 114억원 ▦선물협회 11억원 등 총 1,100억원 가량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주식위탁매매 수수료 인하 경쟁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수수료를 국내 최저인 0.015%로 낮춘 하나대투증권, 동양종금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과 달리 뒷짐만 지고 있던 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대형증권사들도 수수료를 유지할 명분을 잃게 됐다.
대형증권사들이 수수료를 내리지 않을 경우 “지난해 이익도 많이 쌓였으면서, 유관기관 수수료 인하로 늘어난 수입까지 모조리 챙기려고 한다”는 투자자의 비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유관기관의 수수료 인하를 반영할 경우 수수료는 0.013%까지 내릴 여력이 된다”며 “업계 대응에 따라 또다시 수수료 추가인하 릴레이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