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앞만 보고 숨가쁘게 달려온 청와대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조기 출근과 주말 근무를 순번제로 하기로 했고, 불필요한 야근도 줄이기로 했다. 또 정책 홍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일부 조직과 업무도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일 “지난 두 달 간 18대 총선, 해외 순방 등 굵직한 현안들이 겹쳐 정신이 없었다”며 “그동안 업무 체계를 갖추고 시동을 거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안정궤도에 접어든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는 우선 ‘얼리버드(Early Bird)’ 부담부터 덜어 주기로 했다. 일률적으로 오전 6시30분까지 출근하던 것에서 업무 특성과 부서 사정을 감안해 당번을 제외하고 1, 2시간 늦게 출근할 수 있도록 지난 주부터 바꿨다. 류우익 대통령실장이 최근 “불필요하게 야근하지 마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퇴근시간도 앞당겨졌다.
‘노 홀리데이’(No Holiday)도 바꿔 주말 근무를 순번제로 했다. 당장 이번 어린이날(5일)과 석가탄신일(12일) 3일 연휴에는 직원들이 교대로 쉬도록 했다.
반면 청와대는 느슨해진 홍보 기능은 고삐를 바짝 죄기로 했다. 그동안 행사기획, 연설문 작성, 해외홍보 등이 따로 진행되면서 대통령 이미지 통합작업(PI)의 시너지 효과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대통령 연설문을 여러 부서에서 작성해 올리다 보니 강력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대통령실이나 대변인실, 정무수석실 산하에 홍보 전담부서를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각 비서실에 흩어져 있는 대통령 홍보 관련 인력을 모으고 외부 전문가도 일부 보강할 방침이다. 기존 홍보기획비서관실은 이 조직에 통합되거나 다른 방향으로 업무를 특화해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 조직은 앞으로 정책 홍보에 많은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국정홍보처가 없어지고 각 부처가 홍보를 맡으면서 전체적으로 약해졌다”며 “최근 제기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협에도 청와대가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미석 수석 사표 수리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투기와 서류조작 의혹을 받아 온 박미석 사회정책수석비서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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