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이 끝난 지 3주일이 지났다. 낙선자들은 패배의 아쉬움을 딛고 대부분 재활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해외 연수, 대학 강의, 4년 후를 위한 지역활동 강화 등 방법은 다양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에게 져 정권 실세에서 낙선자 신세로 전락한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지난달 20일 떠난 산행을 아직도 계속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주최한 낙선ㆍ낙천자 만찬에도 불참했다.
한 측근은 1일 "실망이 컸지만 좌절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며 "미국 존스홉킨스대 등으로 유학을 가기 위해 서류와 현지 체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17대 국회 회기가 끝나는 5월 말 정도면 출국할 것"이라며 "일단 올해 말까지 연수를 계획하고 있지만 국내 정치 여건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공천을 주도했다가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했던 이방호 전 사무총장은 지역구(경남 사천)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지역 주민들도 만나고 성경도 읽으면서 마음을 달래고 있다"며 "주중에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특강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반도대운하 전도사인 한나라당 박승환 의원은 낙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영산강 등을 찾아 대운하 추진에 열중하고 있다. 박 의원은 "영산강 주변 환경ㆍ시민운동가 등을 만나며 대운하국민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나름대로의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은 낙선 이후 동아대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수영구에 머물고 있다. 박 의원은 "현재로서는 아무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측근은 "그동안 의정 경험을 정리한 회고록 등의 집필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낙선 야권 의원들의 행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선과 총선에서 연달아 고배를 마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휴식과 공부를 병행하고 싶다"는 말을 통합민주당의 측근에 자주 하고 있다.
그는 미국 동부와 서부, 워싱턴 등 3곳 정도의 대학에서 한반도의 미래, 정치 리더십 등을 공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BBK 고소ㆍ고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연수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낙선 386 의원들은 공동 행보를 모색하고 있다. 일단 지역구 활동에 충실하면서도 민주당과 민주개혁세력이 올바른 방향을 잡는 데 일조하겠다는 입장이다.
3선에 실패한 임종석 의원의 경우 아직 정해진 계획은 없지만 더 공부를 하겠다는 방향은 잡은 상태다. 임 의원 측은 "이번 낙선은 조금 더 내공을 쌓고 오라는 국민들의 뜻인 만큼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채지선 인턴기자(이화여대 정외 3년)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