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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기쁘게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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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기쁘게 가자

입력
2008.05.0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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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가장 좋아하지만 어른은 가장 싫어하는 날은? 어린이날이 아닐까. 주말도 그렇게 기쁘지 않고, 5일제근무가 참으로 원망스럽다. 토요일과 일요일 몸 바쳐서 아이와 놀아줘야 한다. 그런데 이번 주말 다음엔 곧바로 그 어린이날인 것이다. 장장 3일, 벌써 눈앞이 깜깜하다.

나는 아이에게 진지하게 물어본 적이 있다. “아빠랑 엄마랑 공원 같은 데 놀러가는 게 좋아? 집에서 책 보는 게 좋아? 너도 5일 동안 유치원 다니느라고 힘들었을 것 아니니?” 책을 거의 안 보는 아이는, “놀이터에서 노는 게 좋아!”라고 타협성 발언을 했다. 나도 그 정도에 만족하고 놀이터에서 각종 스포츠를 하는 것으로 주말을 보낸다. 교통체증에 시달리며 사람 들끓는 곳에 안 가는 게 어디인가.

하지만 어린이날만큼은 어딘가를 가야만 할 것 같다. 작년만 해도 어린이날이 뭔지 잘 모르는 것 같았는데, 일곱살 되더니 어린이날은 기어코 어디로 다녀와야 하는 것으로 아는 것 같다. 안 갔다가는 두고두고 원망 받을 테다. 그래, 기쁘게 가자. 생각해보면 아이가 나랑 놀아줄 시간이 얼마나 된다고. 어리니까 엄마 아빠랑 놀아주지, 중학교만 들어가도, 거꾸로 우리가 아무리 놀아달라고 해도 안 놀아줄 것 아닌가. 그런데 어디로 가지?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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