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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초등학교 성폭력 그렇게 다뤄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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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초등학교 성폭력 그렇게 다뤄도 되나

입력
2008.05.02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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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경악할 만한 성폭력 사건이 터졌다. 대구 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학교폭력 및 성폭력 예방과 치유를 위한 대구시민 사회 공동대책위원회’가 어제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고학년 남학생들이 집단으로 후배 여학생 3명과 남학생들을 강간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여학생 강간 피해자는 5명이 더 있다고도 한다.

그런데 이 피해자들이 다시 가해자가 되어 후배들에게 집단으로 성폭력을 행사하는 사태가 몇 달 간 계속됐다고 한다. 강간사건은 경찰이 조사 중이지만 사건 전모에 대해서는 대책위의 주장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도 아직 분명치 않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겹치기도 하면서 전체 관련 학생 규모가 100~50명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검찰이 진실 규명에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 대부분의 가해자가 형사미성년자(14세 미만)여서 기소가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은 사안에 대해 검찰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이렇다.

첫째, 대구시교육청은 믿을 수 없다. 해당 초등학교 교사가 지난해 11월 학생들이 성행위를 흉내내는 것을 보고 놀라 상담에 나서면서 사안을 알게 된 이후, 여러 차원의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교육청은 아무 조치도 한 것이 없다. 대책위가 기자회견을 하기 전날까지도 교육청은 애들이 장난으로 한 일을 과장한 것이라는 한심한 태도를 보였다.

둘째, 해당 학교 차원의 문제 해결은 이미 무의미해졌다. 학교장이 문제 학생들에게 독서교육을 시키는 정도로 넘어가려고 했다는 것부터가 교육적으로 얼마나 무신경한지를 입증한다. 셋째, 경찰은 그동안 성폭력 사건 조사에서 피해자들에게 오히려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식의 행태를 많이 보여 왔다.

사안에 따라 학부모들이 학교나 교사, 교육청을 상대로 학생들에 대한 지도감독을 소홀히 한 부분에 대해 법률적인 문제 제기를 할 수가 있다. 어차피 검찰이 떠맡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사안을 정확히 알아야 처벌을 하든 치유를 하든 대책을 세우든 할 것이다. 다 못 믿겠으니 검찰이 나서달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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