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5일부터 한달간 16개 시도당위원장을 새로 뽑는다. 시도당위원장은 전당대회에 투표권을 갖는 대의원 중 일부를 선출할 수 있고 관할 지역 당협위원장들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자리. 당 대표나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중진들로서는 시도당위원장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내달 중순 시도당위원장의 면면을 보면 7월 전당대회의 향방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지난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주류가 된 친이명박계는 시도당위원장 선거를 통해 완벽하게 세력교체를 끝낸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견제세력으로 자리잡은 친박근혜계가 손 놓고 있을 리 만무해 볼만한 승부가 벌어질 전망이다.
누가 시도당위원장 선거에 나설지 섣불리 예측하기는 힘들다. 이 달 말로 예정된 18대 국회 원구성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통상 국회 상임위원장이나 당직자는 시도당위원장을 겸직하지 않는 게 관례다. 원구성으로 국회직이 결정되고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선거 등 한차례 교통정리가 있어야 시도당위원장 선거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다만 시도당위원장은 주로 재선 또는 3선 의원이 맡기 때문에 지역별로 하마평은 나오고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에는 중립 성향인 김충환 의원과 친박계인 진영 의원이 거론된다. 주류로는 3선의 장광근 의원이 본인 의사와 상관 없이 오르내린다. 한 친이측 의원은 "서울시당은 소속 의원만 40명에 달하고 비례대표 의원들도 소속감을 느끼는 전략지여서 친박측에 내줄 수 없다는 기류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당위원장에는 친이계의 심재철 정병국 차명진 임해규 의원과 박종희 당선자 등이 후보군에 올라 있다. 경기도의 비중을 감안할 때 3선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3선의 심재철 정병국 의원이 상임위원장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변수다.
부산에서는 그 동안 재선급 의원이 시당위원장을 맡아왔는데 친이측 김정훈 의원이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추대 가능성이 높다. 김 의원은 "3선이 되는 안경률 서병수 허태열 선배가 원하면 언제든 양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당위원장에는 중립성향의 장윤석, 친박계인 정희수, 최경환 의원이 거론된다. 모두 재선이다. 전당대회 출마나 국회 주요 직책에 뜻이 있는 3선의 이병석 김성조 의원의 거취가 변수다.
대구시당위원장으로는 재선인 주성영 서상기 주호영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경남에선 의원들이 21일 친박계 안홍준 의원을 추대하기로 뜻을 모았고, 울산은 친이측 김기현 의원이 유력하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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