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가 사망하고 어머니는 가출해 작은 아버지 집에서 살던 김소라(가명ㆍ5)양은 작은 아버지의 잦은 구타에 시달렸다. 다 큰 아이가 대ㆍ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처음에는 손으로 빰과 엉덩이 등을 맞았지만, 폭력은 점점 심해져 나중에는 몽둥이로 온몸을 구타당하고 급기야 뇌출혈까지 일으켰다. 김양을 진료한 병원 측의 신고로 붙잡힌 작은 아버지는 구속됐지만, 김양은 끝내 숨지고 말았다.
부모들의 아동학대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30일 발간한 2007 전국 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9,478건으로 전년에 비해 6.5%가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아동학대로 최종 판정돼 정부와 아동전문보호기관의 보호를 받은 건수는 5,581건으로 전년에 비해 7.3%가 늘었다.
특히 아동학대의 79.6%가 가정에서 발생하고, 학대 행위자의 81.1%가 부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아동 가운데 52.7%는 초등학생에 해당하는 만 7~12세 아동이었다. 또 거의 매일 학대를 당하는 경우가 50.5%로 절반을 넘었고, 2~3일에 한번도 10.8%였다.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7명이었다.
유형별로는 두 가지 이상의 학대가 중복해 발생한 경우를 포함할 경우 ‘방임’(보호자의 양육과 보호가 소홀해 아동의 정상적인 심신 발달을 저해하는 행위)이 3,018건(37.6%)으로 가장 많았다.
‘정서적 학대’(언어적 위협과 감금 행위)가 2,420건(30.1%), ‘신체 학대’ 2,095건(26.19%), ‘어른에 의한 성학대’가 409건(5.1%)이었다. 무엇보다 방임은 4년 연속 아동학대 사례의 35% 이상을 차지해 사회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해마다 늘고는 있지만, 아동학대 신고는 여전히 저조해 피해 아동들이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 아동인구 1,000명 당 학대 피해아동 보호인원은 0.52명으로 미국의 11.9명(2004년)이나 일본의 1.6명(2005년)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복지부는 “신고율이 선진국에 비해 낮아 발견되지 않은 학대사례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아동학대 가해자 대부분이 부모라는 판단에 따라 초등학생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교육 및 양육 방법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복지부 김두현 아동청소년 활동정책관은 “가장 많은 학대 유형을 보이고 있는 방임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가정방문 보건서비스, 방과후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 방임 아동에 대한 지원을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