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영우(경기 포천ㆍ연천) 국회의원 당선자는 요즘 아주 바쁘다. 금배지를 달면 지역구에 소홀해지는 게 상례지만 김 당선자는 선거 때보다 지역을 더 누빈다.
농축산업 인구가 많은 지역구 특성을 감안하면 미국 쇠고기 수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농축산업 경쟁력 방안을 찾는 노력을 보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총선이 끝난 지 22일이 지났지만 18대 당선자들은 여전히 지역구에 머물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아무리 중앙정치에서 인정을 받은 스타급 의원일지라도 지역구를 소홀히 하면 맥없이 떨어진다는 현실을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은 임시국회 회기 중이지만 일정이 없으면 지역구인 강원 원주로 직행한다. 오전9시부터 오후5시까지 민원인을 면담하기 위해서다. 이 의원은 “총선 직후가 민원이 가장 많을 시기”라며 “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직접 관할 관청 등에 전화해 해결을 약속받고 있다”고 말했다.
재선의 통합민주당 박영선(서울 구로을) 의원도 민원 해결형. 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지만 틈나는 대로 지역현안을 챙긴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구청에 요청, 지하철역 부근 차량 정차대 공사를 시작토록 했고, 보도 가운데 있는 전봇대 철거문제도 논의 중이다.
전공을 의정활동에 접목시키기 위한 준비에 힘을 쏟는 당선자들도 있다.
민주당 박선숙 당선자는 최근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에서 학업을 재개했다. 지인들과는 시장경제의 발전전망에 대한 논쟁을 담은 ‘시장 대 국가’라는 690쪽짜리 책을 교재로 세미나도 시작했다. 진보개혁세력의 미래를 준비하는 단초라도 마련하자는 차원에서다.
외교수장을 지낸 민주당 송민순 비례대표 당선자는 외교ㆍ통일 당국자, 학계ㆍ민간 전문가들을 두루 만나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햇볕정책, 대북포용정책의 기조가 유지될 수 있도록 나름의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에서다.
환경미화원 출신인 민주노동당 홍희덕 당선자는 최근 비정규직법 개정을 위해 노동계와 학계, 시민단체 전문가들을 만나 의견 수렴에 나섰다.
한나라당 권영진(서울 노원을) 당선자는 아예 공약 실천작업에 들어갔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간담회를 열어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 이행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권 당선자는 “이제 악수로 끝나는 단순한 당선 사례는 의미가 없다”며 “주요 공약인 국제화교육특구 1번지를 위해 학부모들을 적극적으로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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