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홍성원씨가 1일 새벽 0시께 지병인 위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1세. 고인은 <남과 북> (전7권ㆍ1977), <먼동> (전6권ㆍ1993), <달과 칼> (전5권ㆍ1993) 등 대하역사소설 외에도 20여 권의 장편ㆍ소설집을 출간하는 정력적인 활동으로 ‘소설공장’(평론가 성민엽)이란 별명을 얻었던 대형 작가다. 달과> 먼동> 남과>
1937년 12월 경남 합천에서 8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난 고인은 3세 때 가족이 강원도 금화로 이주했다 해방을 맞아 서울로 월남했다. 경기 수원에서 중ㆍ고등학교를 마친 뒤 56년 고려대 영문과에 입학했으나 가세가 기울어 58년 학교를 중퇴했다. 61~64년 강원 전방부대에서의 군복무는 그로 하여금 평생 문학적 화두가 될 ‘인간과 폭력’ 문제를 천착하게 했다.
64년 “백골부대 6번 사무실 뒤 골방”에서 이틀만에 썼다는 단편 ‘빙점지대’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장편 <디데이의 병촌> 이 동아일보 장편 공모에 각각 당선되면서 화려하게 등단했다. 이후 60년대 <고독에의 초대> <곡예사의 혁명> 등의 장편과 다수의 중단편을 발표하던 그는 70년부터 5년간 <세대> 지에 원고지 1만 매에 육박하는 <남과 북> (연재 당시 제목은 <육이오> )을 연재하며 대형 작가로 거듭난다. 85년엔 대구매일신문에 임진왜란을 다룬 <달과 칼> 을, 이태 뒤 동아일보에 20세기 초엽 신분 다른 세 가문의 역사를 그린 <먼동> 을 연재하면서 대하소설가로서 면모를 굳혔다. 먼동> 달과> 육이오> 남과> 세대> 곡예사의> 고독에의> 디데이의>
<남과 북> 으로 집대성되는 고인의 초기작은 병영과 전쟁을 배경으로,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조직ㆍ전쟁의 잔혹함을 그린 작품이 주종을 이룬다. 중편 <주말여행> 등 도시 중산층의 현실도피적 여행을 다룬 작품들, <달과 칼> <먼동> 으로 대표되는 스케일 큰 역사소설은 각각 중기 이후 홍성원 문학의 주요 갈래를 이룬다. 평론가 김치수씨는 “홍성원의 다양한 문학세계는 굵직한 성격 창조, 대담한 생략, 간명히 핵심을 보여주는 문체 등을 통한 ‘남성문학’ 추구로 수렴된다”고 평가했다. 먼동> 달과> 주말여행> 남과>
친일과 애국의 실체를 파고드는 장편 <그러나> (1996) 출간 후 작품 활동이 뜸했던 고인은 2003년 위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해왔다. 장편 외에 <흔들리는 땅> <폭군> <무사와 악사> 등의 작품집을 남겼고, 대한민국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론 부인 장정자(67)씨, ‘홍자매’란 별명으로 잘 알려진 드라마 작가 진아(41)ㆍ자람(38)씨와 아들 우람(36ㆍ벨기에 유학 중)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 3일 오전9시. 장지는 경기 파주 문산읍. (02)3010-2231 무사와> 폭군> 흔들리는> 그러나>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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