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일류로 가는 길목에서 과거의 낡은 관행과 잘못된 부분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이를 철저히 정리하고 바로잡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퇴진 발표이후 30일 처음 열린 사장단 수요회의. 윤 부회장의 사회로 평소와 다름 없이 25명의 계열사 사장들이 참석했다. 경제 현안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의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진행된 사장단 수요회의는 최근 중국의 위안화가 급 절상되는 데 대한 연말 대응전략 강구와 휴대폰의 미래 변화에 대한 전망과 예측이 주요 테마를 이뤘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이‘중국 위안화 급 절상의 원인과 전망’을 30분간 발표한데 이어 최지성 삼성전자정보통신총괄 사장이 ‘통신기기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해 설명한 후 이를 놓고 머리를 맞대고 함께 토론하는 ‘열공’의 분위기 였다.
특히 이날 회의에는 이학수 전략기획 실장과 김인주 전략기획실 사장, 배호원 삼성증권사장, 황태선 삼성화재사장 등 경영 쇄신안 발표 당시 퇴진하기로 한 사장들도 모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대체는 회의 분위기는 진지했고 숙연한 느낌도 들 정도였다”며 “하지만 아무도 이 회장의 퇴임이나 삼성특검과 관련한 민감한 사항에 대해 언급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회장의 퇴진절차가 마무리되고 전략기획실이 해체되는 6월말까지는 기존의 수요 사장단 회의가 계속 열린다. 이어 7월부터는 이수빈 삼성생명이 주재하는 새로운 사장단 협의회로 대체될 예정이다.
한편 윤 부회장은 이날 사내방송을 통한 5월 월례사에서 “지난 수개월의 답답하고 힘든 상황에서 묵묵히 본분을 다해 준 임직원의 노고에 감사한다”며 “삼성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열정을 가지고 초일류 비전 달성을 앞당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또 “우선 경영진들이 경영의 제반 활동을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 시키고,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들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부회장은 새로운 기업문화 변화의 정착에 대해서도 주문했다. 그는“정도경영과 준법경영을 더욱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경영시스템과 기준을 강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더욱 더 겸손한 자세로 소비자는 물론 주주와 거래선, 협력업체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신뢰와 존경을 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삼성의 사장단 인사는 이르면 5월 15일, 늦어도 30일 이전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 사장단의 인사규모는 경영 안정화를 위해 1~2명의 최소규모로, 임원인사도 예년과 같이 400명 안팎의 승인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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