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ㆍ11 동시테러를 감행해 3,000명을 죽인 국제테러 조직 알 카에다의 최고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51)이 ‘세계 10대 현상수배범’중 가장 높은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 최신호는 전세계 경찰과 사법 당국의 끈질긴 추적을 받아 왔지만 아직도 그 행방이 오리무중인 10명을 선정해 소개했다. 포브스>
포브스는 이들 국제 수배범이 글로벌화의 부정적인 측면을 포착, 지구를 무대로 진정으로 국경 없는 폭력 절도 밀수 돈세탁 살인 등 범죄 행각을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명예스럽게도 ‘세계 공적 1호’인 빈 라덴은 현재 파키스탄의 아프가니스탄 국경에 인접한 와지리스탄에 은신 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빈 라덴을 생사 여부와 관계 없이 검거하라고 명령했지만 지난 6년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적에도 불구하고 그를 잡는 데 실패했다.
그는 9ㆍ11 테러 외에도 200여명의 사망자를 낸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대사관 폭탄테러를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빈 라덴의 목에는 2,500만 달러의 현상금이 붙어 있다.
빈 라덴은 아프간 국경을 따라 있으면서 파키스탄 중앙정부의 힘이 미치지 않은 무법천지의 부족지역을 떠돌며 여전히 몸을 숨기고 있다.
그 외에 다른 ‘세계 10대 현상 수배범’은 일반인에게는 그다지 친숙한 인물들은 아니다. 두 번째로 악명 높은 도망자는 멕시코 최대 마약밀매 조직을 이끌고 있는 호아킨 구스만이다.
구스만은 한때 콜롬비아 마약왕으로 ‘엘 차포’로 불린 파블로 에스코바르 구스만과 시날로아 카르텔이 장악했던 마약 밀매망을 움직이고 있다.
그는 특히 콜롬비아산 코카인을 반입해 이를 종종 정교한 터널을 통해 미국으로 밀수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잔혹하고 결단력이 강한 보스인 구스만은 미국으로 마약을 운반하는 통로에 대한 관할권을 둘러싸고 다른 조직과 피비린내 나는 다툼을 벌이면서 지금까지 수천명의 희생자를 낳게 했다.
구스만은 2001년 멕시코 법원이 그를 미국에 송환하는 결정을 내리자 세탁소 트럭을 타고 탈옥했다. 미국은 그에게 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빈 라덴과 구스만 말고 러시아 마피아를 대표하는 인물로 알려진 알림잔 토흐타호우노프도 세계의 공적으로 꼽혔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아시아계인 그는 올 초 체포된 세미온 모길레비치를 잇는 보스이다.
토흐타호우노프는 마약 분배와 불법 무기거래, 훔친 차량의 밀매에 관여하는 국제 유라시안 조직을 거느리고 있다. 그는 2002년 동계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심판을 매수해 금메달을 프랑스 선수에게 주도록 하는 사건에도 연루됐다.
인도 뭄바이를 거점으로 하는 범죄왕국 ‘D-컴패니’를 구축한 다우드 이브라힘 카스카르(52)는 전직 경찰관의 아들이지만 마약 밀매와 위조, 무기 밀수 등 갖가지 범죄에 개입해 왔다.
그는 93년 257명의 사망자와 713명의 부상자를 내게 한 봄베이 폭발사건을 계획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현재 파키스탄에 피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르완다 대학살 사건의 배후에서 만행을 주도한 펠리시앙 카부가가 국제수배범 명단에 끼었다. 인종갈등에서 나중에는 ‘인종청소’로 비화한 르완다 분쟁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80만명을 넘어섰다.
이탈리아 마피아의 최고 두목으로 ‘플레이보이’로 널리 알려진 마테오 메시나 데나로도 자국과 국제 경찰의 추격망을 용케도 피하면서 잠적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데나로는 고급 승용차 포르쉐와 롤렉스 시계 등 사치품 마니아로도 유명하다.
정치인 인질사건으로 악명 높은 콜롬비아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최고 지도자 마누엘 마루란다 마린, 어린이 3만명을 포함해 6만명의 민간인을 납치한 우간다 무장세력 ‘신의 저항군’ 지도자 조지프 코니, 미국 보스턴에 기반을 둔 아일랜드계 윈터 힐 갱단의 두목 제임스 벌거, 캐나다의 이란계 범죄조직을 이끄는 오미드 타빌리도 명단에 포함됐다.
<포브스> 는 각국이 가장 잡고 싶은 현상 수배범을 국내에서 행한 범죄와 연관해 지목하는 점을 감안, 미국의 FBI(연방수사국)를 비롯한 전세계 사법당국과 협의를 통해 ‘글로벌 범죄’에 맞는 범죄자들을 선정하도록 노력했다. 포브스>
이런 과정을 거쳐 추려낸 10명의 ‘악당’들은 모두 국내 사법 기관이나 국제형사재판소에 의해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상태이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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