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주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갓댐 아메리카(빌어먹을 미국)’발언 파문을 일으켰던 제레미야 라이트 전 담임목사 때문에 다시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다. 라이트 목사가 28일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자신의 문제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은 채 “내 얘기는 미국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며 미 언론은 나 개인이 아니라 흑인 교회를 공격했다”고 말한 것이 오바마 의원 진영을 긴장시키고 있다.
22일 실시된 펜실베이니아 예비선거에서 흑백 인종투표 양상이 두드러져 가뜩이나 신경이 날카로워진 오바마 의원으로서는 한동안 잠잠했던 라이트 목사가 공개석상에 나선 것 자체가 적잖은 부담이다. 라이트 목사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의 흑인 교회는 흑인에 대한 압제 속에서 자라났다”며 “내 설교는 그 같은 투쟁의 역사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해 자신의 ‘갓댐 아메리카’발언을 옹호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라이트 목사는 미 언론들이 자신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비난하면서 애국심 논란에 대해“나는 6년간 군인으로 복무했는데 애국자가 아닌가, 그렇다면 딕 체니 부통령은 도대체 몇 년이나 군에 복무했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라이트 목사의 ‘갓댐 아메리카’옹호 발언이 CNN 등 미 방송에서 되풀이 방영되는 등 문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오바마 의원은 전화 기자회견을 자청, “라이트 목사는 말할 자유가 있지만 그 발언은 나를 대변하고 있지 않으며 우리 선거운동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오바바 의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라이트 목사가 무슨 말은 하든 우리 진영과 사전에 조율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얘기를 하고 다닌다는 점 만큼은 분명해 졌다”며 라이트 목사와의 거리 두기에 안간힘을 썼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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