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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거장-제자 '6일간의 바톤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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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거장-제자 '6일간의 바톤터치'

입력
2008.04.30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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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리날도> 와 <라 트라비아타> 의 화려하고 독특한 연출로 한국 오페라 관객을 사로잡았던 이탈리아의 거장 연출가 피에르 루이지 피치(78)가 올해도 찾아온다.

피치가 연출한 푸치니 <투란도트> 와 그의 제자인 마시모 가스파론(39)이 연출한 베르디 <아이다> 가 다음달 세종문화회관에서 번갈아 공연되는 것. 13, 15, 17일엔 <아이다> 가, 14, 16, 18일엔 <투란도트> 가 펼쳐진다.

거대한 스케일의 두 작품이 교대로 올려질 수 있는 것은 중앙의 거대한 계단식 무대를 공통으로 사용하기 때문. 이 세트는 하루는 고대 이집트 멤피스의 신전이 되었다가, 하루는 전설 속 중국의 왕궁이 된다. 여기에 조명과 의상, 세트에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변화를 준다.

두 작품은 2006년 유명 오페라 축제인 이탈리아 마체라타 페스티벌의 야외 극장에서 같은 방식으로 공연된 바 있으며, 당시의 무대와 의상, 소품이 그대로 건너온다.

피치는 서면 인터뷰에서 "두 작품의 주인공들은 공통적으로 새로운 시작을 위한 여정을 가고 있기에 연속 공연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은 작곡가 푸치니 최후의 오페라이자 가장 위대한 오페라로 꼽히는 <투란도트> 는 냉혹한 공주 투란도트가 진정한 사랑의 소중함을 깨닫는 긴 여정을 그린 오페라다.

베르디가 이집트 수에즈 운하 개통을 기념해 작곡한 <아이다> 는 노예가 된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가 죽음으로 사랑을 완성하가까지의 여정을 따라간다.

두 작품의 릴레이 공연에는 피치와 가스파론이 오랜 시간동안 쌓아온 신뢰가 깔려있다. 가스파론은 20년 가깝게 조연출자 겸 무대디자이너로 피치의 작품에 참여하면서 독자적 연출도 선보이고 있다.

둘은 똑같이 건축학을 전공했으며 무대 디자인과 의상 디자인을 직접 총괄한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때문에 시각 이미지를 통해 연출 의도를 드러내는 스타일로 이름이 높다.

두 작품에서도 역시 화려한 색채의 향연이 펼쳐진다. 피치는 "<투란도트> 의 주제는 투란도트의 고독과 칼라프의 끈기, 노예 류의 숭고함"이라면서 "열정과 희생, 피와 사랑을 상징하는 붉은 색과 보라색을 주 색상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 방문 이후 한복을 자신의 오페라에 등장시킬 정도로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은 피치의 동양적이고 신비로운 연출이 관람 포인트다.

<아이다> 의 가스파론은 "영원히 죽지않는 태양을 상징하는 황금색과 순수함을 뜻하는 흰 색을 많이 썼다"고 소개했다. <아이다> 에서 특히 관심이 가는 부분은 춤이다. 유명한 개선행진곡 장면에서 황금 투구를 쓴 무용수들의 웅장하고 매혹적인 군무가 하이라이트를 이룬다.

전라에 가까운 무용수들이 등장하는 것에 대해 가스파론은 "태양, 사막과 닿아있는 이집트인들의 자연스럽고 본질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주역 무용수는 이탈리아에서 오고, 한국 대표 발레리노 이원국이 안무 자문을 맡아 국내 무용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직접 출연도 할 예정이다.

한국오페라단이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마르코 잠벨리가 지휘하며 아이다는 소프라노 라파엘라 엔젤리티, 투란도트는 소프라노 올가 주라벨이 맡는다. 공연 문의 (02) 587-1950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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