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이무영, 김정한의 전성기였던 1930년대 작품을 살피면 이들은 농민소설가보다는 저항성이 뚜렷한 작가로 묶는 것이 타당하다.”
조남현(60) 서울대 국문과 교수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소설가 김유정 이무영 김정한, 시인 유치환의 작품 경향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내놨다. 잘 알려진 일부 작품에 대한 분석이 작품 전체 특징인양 확대 적용되면서 ‘김유정=해학’ ‘이무영=농촌소설’ ‘김정한=<사하촌> 작가’ 식의 도식적 해석이 굳어졌다는 것. 사하촌>
조 교수는 먼저 김유정의 작품이 폭력, 도둑질, 사기, 노름 등의 모티프를 반복 사용하며 20, 30년대 농촌 현실을 핍진히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특히 <소낙비> <솥> <안해> 등의 단편에선 남편이 아내에게 들병이(매춘을 겸하는 술장사)를 권하는 충격적 현실을 비춘다. 조 교수는 “나아가 김유정 소설은 지주의 횡포, 가혹한 세금 등을 거듭 지적하며 농촌 문제의 핵심을 꿰뚫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해> 솥> 소낙비>
이무영의 경우는 농촌소설의 전범으로 꼽히는 <제1과 제1장> (1939) <흙의 노예> (1940)에 앞서, 30년대 내내 썼던 지식인 소설이 더욱 문제적이라는 게 조 교수의 지적이다. 김정한은 1960년대 본격 조명 받기 앞서 30년대 농촌 배경 소설로 이미 작가적 역량을 뽐냈는데, 당시 작품은 지주, 순사, 지역 유지 등 일제 통치 체제에 부역하던 세력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고 조 교수는 설명한다. 아울러 그는 ‘웅장한 초극 의지’의 시인으로 평가받는 유치환의 30년대 시가 부정적ㆍ소극적 정서에 기반하고 있음이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흙의> 제1과>
조 교수는 다음달 9일 오전10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문학 심포지엄 ‘근대의 안과 밖’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다. 이 심포지엄은 한국작가회의와 대산문화재단이 2001년부터 매년 열고 있는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일환이다. 올해는 위의 네 작가와 평론가 임화 김기림 백철 최재서 등 8명을 대상으로 하며, 서울시가 후원한다.
이번 행사는 ▦작가 유족들이 참가하는 문학 공연 행사(5월 9일 오후7시 문학의집ㆍ서울) ▦현대시 100주년 기념 김기림ㆍ유치환ㆍ임화 심포지엄(5월 31일 서울대) ▦탄생 100주년 작가 대표작을 모티프로 한 그림 전시전(9월17~30일 문학의집ㆍ서울, 김유정문학촌) 등으로 꾸며진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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