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전체회의는 이명박 정부의 대외정책 전반에 대한 성토장이었다.
우선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과정에서 빚어진 중국 유학생 폭력사태가 도마에 올랐다. 통합민주당 최성 의원은 “중국 유학생 폭력사태에 대한 외교부의 대처가 미온적이고 중국에 대한 저자세 외교라는 비난도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장영달 의원도 “이 문제는 용두사미로 끝날 게 아니라 대국이라고 제멋대로 데모하고 폭행한 데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주한 중국 대사를 초치해 중국 청년들의 과격한 행동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고, 외교적으로 우리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며 “경찰청에서 위법 행위는 법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알려왔다”고 답변했다.
한미 쇠고기 협상 관련 질의응답에서는 유 장관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었을 때 광우병에 걸릴까 봐 걱정하는 국민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광우병 걱정은 국내 농추산업 보호나 정치적 해석 때문에 부풀려진 것”이라고 말해 공분을 샀다. 이에 최성 의원이 “미국인을 비롯한 서양인은 광우병 쇠고기를 먹을 경우 인구 35%에서 병이 발생하지만 한국인 유전가 구조는 광우병에 취약해 인구 95%에서 발생 우려가 있다”며 “아느냐”고 묻자 유 장관은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최 의원이 재차 “그런 정보도 없이 미국산 쇠고기 도입에 광우병 우려가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느냐”고 따지자 유 장관은 “저도 미국 가면 쇠고기 자주 먹습니다”라고 말해 실소를 자아냈다.
친박 무소속 연대의 김무성 의원은 정부와 여야 모두를 꼬집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관련, “대통령은 미국 의회에 가서 통과시켜달라고 요청하는데 신여당은 당에서 쫓겨난 우리에게 통과를 위한 전화 한 통화 없었고 정부도 그렇다”면서 “구여당(민주당)도 노무현 대통령의 제일 큰 업적인데 비준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18대 총선에 불출마한 한나라당 김광원 의원은 “오늘 외교부 보고서를 보니 ‘명박어천가’를 부른 것 같다. 저도 관료 출신이지만 너무 관료적인 보고서 아니냐”며 “남북연락사무소를 만들어 대화 창구나 하자 이러면 북한이 그 시시한 것을 왜 받겠느냐. ‘노’라는 것을 알면서도 제의만 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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