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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완의 투자 클리닉] 중국 증시 20년전 한국과 유사 시간 걸려도 고점 회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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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완의 투자 클리닉] 중국 증시 20년전 한국과 유사 시간 걸려도 고점 회복 가능

입력
2008.04.30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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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의 최근 움직임을 보고 있자면 여러모로 한국의 1980년대 후반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시 한국은 이른바 ‘3저 호황’으로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을 구가하던 시절이었다. 주식시장 역시 급등세를 지속해 올림픽 개최 이후 주가는 사상 처음으로 1,000포인트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87년 270포인트에 불과했던 종합지수가 불과 2년 만에 세 배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신흥시장 성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등에 업고 세계의 공장 위치를 점유하면서 중국 경제는 한창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식시장도 1,200포인트 수준에서 2007년 6,000포인트까지 딱 2년 만에 다섯 배가 올랐다.

주가 급락에 대한 당국의 대처방안도 비슷한 모습이다. 89년 고점을 찍은 주가지수가 하락하자 당시 한국 정부는 증시를 부양하기 위해 투신사에 무제한적으로 자금을 빌려주어 주식을 매입하게 하는 이른바 12ㆍ12 대책을 내놓았다. 이후에 내놓은 정책도 기관에 주식 매수우위를 강제하는 ‘일일 순매수 원칙’과 외국인 국내 주식투자 허용 등 대부분의 증시 부양책이 단기 수급을 조절하기 위한 대책이었다.

중국의 최근 대응도 이와 유사하다. 주식시장의 수급이 깨지면서 주가가 급락하자, 1차적으로 내놓은 대책은 비유통주 매각 제한과 ‘외국인 중국 증시 투자 허용’(QFII) 확대다. 언뜻 중국 투신사의 매도 제한설까지 돌았던 것을 감안하면 전형적인 수급 조절 정책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매도를 막고 매수를 늘리면 주가는 올라가게 돼있다’는 무지막지한 방법의 증시 부양책은 결코 정답이 아니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주식을 팔지 못하게 하면 매도세가 줄어드는 것보다 매수세를 더 크게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한 번 매수하고 나면 매도하기 어려운데 누가 주식을 사겠는가.

지금 중국의 대응을 보면 다음에 내놓을 대책도 예상이 가능하다. 주식투자를 위한 대출 허용, 외국인 주식투자 허용 등 수급조절을 위한 대책이 추가될 것이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주식시장의 투명성 강화, 주주 보호 장치 마련 등과 같은 근본적인 체질 변화이다.

과거 한국 증시는 89년 고점을 다시 회복하는데 무려 4년이라는 기간이 걸렸다. 인위적 부양을 배제하고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면 더 빠른 회복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충고를 중국 당국자한테 해주고 싶다.

중국 본토 증시는 고점에서 절반 가까이 하락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 중국펀드에 투자하고 있다면 환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정도 수준이면 향후 회복이 가능할 것이고, 대부분의 중국펀드는 홍콩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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