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보수'라 불리는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17대 국회를 마지막으로 정계를 떠나는 소회를 책으로 펴냈다. 제목은 <굿바이 여의도> . 12년 간의 여의도 생활을 회고하면서 각종 에피소드와 소회를 담았는데 단연 눈에 띄는 대목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고언. 굿바이>
그는 지난 대선후보 경선 당시 자신이 박 전 대표를 지지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실패를 모르고 정상을 향해 끝없이 뛰어 왔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무엇이든 자신이 직접 결정하고 자신과 뜻이 맞는 사람들로 대열을 정비해 저돌적으로 추진했다는 사실은 대통령 자질과 거리가 있어 보였다."
그는 그러면서 "당선 이후 3개월을 지켜보고 있으니 우려했던 바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 같아 내심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인수위 논란, 내각인사 혼란, 공천 실패 등을 예로 들며 "기업의 미덕이라는 것은 최고경영자(CEO) 생각대로 일사불란하게 밀어붙여 단기 이윤을 창출하는 것인 반면, 한 나라의 대통령은 더디 가더라도 전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며 "하루 아침에 뭔가 뚝딱 해치우겠다는 발상은 지극히 위험하다"고 충고했다.
그는 "성공한 CEO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혹독한 체질개선이 전제돼야 한다"며 "앞으로 걱정 반 기대 반이다"고 했다.
김 의원은 박 전 대표에 대해서는 "필요 이상의 원칙에 스스로를 옥죄는 대신, 차라리 울어라, 박근혜"라고 주문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원칙에 얽매였던' 대표적인 사례로는 총선 공천 과정에서 친박(親朴) 의원들이 대거 탈락했을 때 단지"살아서 돌아오라"고만 주문한 점을 들었다.
김 의원은 "원칙을 지키는 일은 아름답지만 그것이 단지 '원칙을 위한 원칙'이라면 그런 굴레는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며 "지금까지 충분히 아름다웠다. 이제 좀 더 강해질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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