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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포트'로 세번째 호흡… 연출가·배우 박근형·장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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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포트'로 세번째 호흡… 연출가·배우 박근형·장영남

입력
2008.04.30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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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의 스타 연출가 박근형(45), 연기력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배우 장영남(35)이 5월 1~18일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국내 초연극 <포트> 로 호흡을 맞춘다.

평단과 관객의 관심을 모두 받고 있는 영국 작가 사이먼 스티븐스가 쓴 <포트> 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여성 레이첼 키츠의 성장 스토리.

두 사람의 이번 만남은 필연적이란 말이 어울릴 법하다. 번역가와 이야기를 나누던 연출가 박근형이 우연찮게 배우 장영남이 이 대본을 읽고 있다는 말을 듣고 당장 섭외를 부탁했고, 서로를 존경한다는 연출가와 배우는 출연료 협의가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의기투합했다. <경숙이, 경숙아버지> (2006) <내 동생의 머리를 누가 깎았나> (2007)에 이은 세 번째 만남이다.

인터뷰 장소에 나중에 도착한 연출가 박근형이 대뜸 “저 해진 대본 좀 보라”면서 장영남의 가방을 가리켰다. “영남씨는 사실 제가 도울 게 없는 배우예요. 제 연출 스타일이 처음 계획대로 하기보다 여러 가지 시도 끝에 답을 찾아가는 편이어서 배우들은 저랑 작업하는 게 불안하기만 할 걸요(웃음). 그래도 ‘저 놈을 믿으면 안 된다’ 싶을 테니 자생력은 갖출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박근형의 농담에 단련됐다는 듯 장영남은 차분히 두 사람의 첫 작업을 기억해냈다. “<경숙이, 경숙아버지> 초연을 보고 극단 골목길(박근형이 대표로 있는 극단)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호기심이 일었는데 때마침 박근형 선생님이 연락을 주셔서 재공연에 참여하게 됐죠.”

<포트> 에서 장영남은 11세부터 24세까지 13년간의 성장 과정을 연기한다. 하지만 박근형은 장영남이 어린 아이 흉내를 내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장영남은 바로 이런 점을 연출가 박근형의 장점으로 받아들인다.

“극단 골목길 배우들은 연습 시간이 아주 길지 않아도 참 배역 소화를 잘 해요. 단지 순발력이 뛰어나서라기보다 ‘책을 읽고 시야를 넓히라’는 박 선생님의 지도 덕분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극단 골목길 스타일의 연기를 배워보고 싶었던 거지요.”

술을 마신 상태로 연습에 임하게 하거나 공연 직전까지 대본을 수정하는 ‘박근형식 연출’에도 많이 적응됐다는 장영남의 반응에 박근형은 “술을 마시면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으니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다”면서 “연극을 쉽게 보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는 분도 있지만 연극과 친해지고 싶은 노력이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1인극 <버자이너 모놀로그> 처럼 캐릭터 강한 연기를 주로 했던 장영남은 “ <포트> 를 접한 이후 캐릭터에 속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독하고 센 역할을 자주 맡는 게 걱정스럽기도 했는데 <포트> 의 레이첼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불행한 삶에 슬퍼보이는 사람, 또는 우울해도 밝지만 눈만 슬픈 사람처럼 다양한 인간의 모습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거든요. 연기의 깊이를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장영남을 비롯한 <포트> 출연 배우들은 비록 번역극이지만 갑갑한 삶 속에 피어나는 희망을 보여주는 이 작품이 극작가이기도 한 박근형의 평소 작품 세계와 무척 닮아 있다며 신기해 한다.

“<포트> 는 극단과 연출자의 이름만으로 충분히 매력을 느끼실 작품이에요. 더불어 제가 레이첼이라는 캐릭터에 가졌던 호기심을 관객들도 느끼실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장영남) 공연 문의 (02)6012-2845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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