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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MB 리더십' 이제라도 바로 세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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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MB 리더십' 이제라도 바로 세우려면

입력
2008.04.29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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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두 달이 넘은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이 아직 제대로 서지 못하고 있다 취임 직후 각료 인사 문제로 겪어야 했던 리더십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의 재산관련 의혹으로 덧나야 했다 더욱이 대통령이 청와대 공직자의 자세를 질타한 지 이틀이 지나서야 박미석 사회정책수석비서관의 사의가 대통령에게 전달됐다니, 대통령의 말의 무게가 어찌 이리 가벼이 여겨지는지 답답하기 짝이 없다.

이 대통령의 청와대 확대비서관 회의 발언은 말이 '자세'를 질타한 것이지, 사실상 '자질 부족'이나 '결격'을 지적한 것이다. "봉사하고 헌신할 결심이 됐는지를 점검할 기회도 없이 청와대에 들어온 사람이 있다"거나 "자기 자신과 가정 친척 교우관계 등 모든 면에서 준비를 해야 청와대에 들어올 수 있다"는 말은 결코 앞으로의 마음가짐을 일깨운 게 아니다. 특정인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당사자는 충분히 자신의 이야기임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도 박 수석을 비롯한 당사자들은 대통령이 특별한 행동을 주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힘겹게 꺼낸 말을 이리저리 재다가 하루가 지난 후에 유우익 비서실장에게 마지못한 듯 사의를 표했고, 유 실장은 이를 다시 하루 뒤에 대통령에게 전했다. 국민의 눈길이 쏠려 있는 긴박한 문제를 처리하는 자세와 거리가 멀다

우리는 애초에 대통령의 접근법부터가 상식과 어긋났다고 본다 청와대 공직자는 선출직이 아닌 임명직 공무원이다. 그들의 '자격 미달'을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거론하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 대통령이 나서서 심각하게 제기해야 할 문제가 있었다면 대통령이 직접 당사자를 그만두게 하면 된다 설사 당사자의 체면을 염두에 둔다 하더라도, 사전에 언질을 주고 대통령의 발언을 신호로 즉각 사임하는 형식을 취하도록 했어야 옳다.

이도 저도 아니었으니 대통령의 질타가 그저 듣기 좋은 말로 여론의 비난을 희석하려는 호도책으로 비칠 만했다. 늦긴 했지만 박 수석이 사의를 표한 만큼 더 이상 머뭇거릴 일이 아니다. 즉각 박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이고 후임 인선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철저한 사전검증을 거쳐 더 이상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MB 리더십'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리더십을 흔들어온 핵심 요인인 인사 난맥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 대통령이 지금의 작은 위기를 국민 신뢰를 되찾는 기회로 삼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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