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에이전트를 가장한 브로커들의 한국야구 흔들기가 시작됐다.
28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최근 KBO에 고교선수 24명의 신분조회를 요청했고, KBO는 27일 MLB 사무국에 답신을 했다. 간혹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특정선수 1, 2명의 신분조회를 요청한 적은 있었지만 한꺼번에 24명의 신분조회를 요청한 것은 처음이다.
24명은 사상 최초지만 7년 전에도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KBO에 고교선수 10여명을 신분조회를 요청한 적이 있다. 당시 KBO는 “한국야구의 근간을 흔들지 마라”며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공식적인 항의서한을 보냈다. KBO 이상일 운영본부장은 “그때도 뒤에서 장난을 치려는 세력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분조회란 말 그대로 해당선수가 신분조회를 요청한 나라의 프로리그에서 뛰는 데 걸림돌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서면으로 요청하면 될 뿐 별도의 절차나 돈이 드는 일은 아니다. KBO와 국내 프로야구 실무자들은 이번에도 일부 브로커들이 선수들을 담보로 ‘장난’을 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24명 명단에는 이미 국내외 구단과 계약이 끝난 선수들도 포함돼 있다. 계약이 끝난 선수의 신분을 조회한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
KIA 김진철 스카우트는 “냉정하게 24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국내프로야구의 지명을 받기 어려운 선수도 있다. 또 24명에 들지 못한 선수들 중 더 실력이 뛰어난 선수도 많은 만큼 24명은 올 고교야구 선수 실력 랭킹이라고 보기 힘들다”며 “메이저리그에서 정말로 선수들을 스카우트할 생각이 있다면 개별접촉을 통해 일을 끝냈을 것이다.
최근 시카고 컵스와 계약한 충암고 내야수 이학주도 그런 식으로 계약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LG 정성주 스카우트 과장도 “24명 중 많아야 10명 정도가 국내프로야구의 지명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4명은 절대 실력순서가 아니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아시아 담당 에이전트들의 보고서에 따라 명단을 작성한 뒤 신분조회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에이전트를 가장한 브로커들의 농간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MLB 신분요청선수
성영훈(투수) 배상현(외야수ㆍ덕수고) 안치홍(내야수) 김경오(포수) 전인환(투수ㆍ이상 서울고) 김재윤(휘문고 포수) 박재민(내야수) 김동영(내야수ㆍ이상 신일고) 강동호(경남고 내야수) 조정민(투수) 하재훈(포수ㆍ이상 용마고) 이학주(충암고 내야수) 최형석(외야수) 장민제(투수ㆍ이상 광주일고) 오병일(투수) 이명진(외야수) 안태경(투수) 정수민(투수ㆍ이상 부산고) 오지환(경기고 내야수) 송현빈(성남고 외야수) 조정원(야탑고 내야수) 권재경(부산공고 외야수) 정형식(진흥고 내야수) 김진형(선린인터넷고 내야수)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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