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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할람 포'/ 방황을 먹고사는 청춘…"내 젊은 날도…" 유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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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할람 포'/ 방황을 먹고사는 청춘…"내 젊은 날도…" 유대감

입력
2008.04.29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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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결국 혼자만의 것이다. 그 단독성이 인간 존재의 보편성이다. <할람 포> 는 ‘방황하는 10대’라는, 천지간에 철저히 혼자인 삶의 단면을 도려낸 영화다. 그래서 영화를 지켜보는 관객들에게 따뜻한 유대감을 선사한다. 누구에게나 만지면 바스라질 것 같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어머니를 잃은 아픔과 계모를 받아들일 수 없는 슬픔을 관음증으로 해소하는 할람(제이미 벨). 계모와 몸싸움을 벌이다가 예기치 않는 첫 섹스를 하게 되고, 그는 집을 떠날 수밖에 없다. 습윤한 에딘버러 거리, 할람은 거기서 어머니를 쏙 빼닮은 케이트(소피아 마일스)를 만나고 그녀의 회사에서 허드렛일을 한다.

그러나 케이트는 할람을 구원하도록 예정된 천사가 아니다. 케이트에 대한 할람의 마음도 어지럽게 표박한다. 두 사람의 관계는 짧은 환희와 어쩔 수 없는 이별 사이, 또 성장 드라마와 비정형 로맨스의 플롯 사이를 부유한다. 영국 록밴드 프란츠 퍼디난드의 음악이 이 웅숭깊은 서정시의 배경으로 깔린다.

할람이 상실감을 벗어나 삶의 다음 단계로 접어들었는지, 그에 대한 케이트의 진심이 무엇인지 명쾌히 하는 데 데이비드 매킨지 감독은 관심이 없다. 따라서 고갱이가 굵은 성장기를 기대하면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다만 눈밝은 관객이라면 이 장면을 놓치지 않을 듯하다. 이별을 고하는 케이트의 닫힌 문 앞에서 짓는 할람의 엷은 미소를. 30일 개봉. 18세 관람가.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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