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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맞게 묶은 '펀드 랩'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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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맞게 묶은 '펀드 랩'이 뜬다

입력
2008.04.29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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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없이는 재테크를 논할 수 없을 만큼 펀드투자가 대중화된 요즘, 투자자들은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펀드 상품이 지나치게 많아져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 힘들게 된 것.

28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협회에 등록된 펀드 수는 이미 9,700개를 넘어 ‘펀드 1만개 시대’에 바짝 다가가고 있다. 현재 증시에 상장된 종목이 1,950여개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간접투자(펀드)가 직접투자보다 더 복잡한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각 은행이나 증권사들은 “우리가 파는 펀드가 최고”라며 투자를 권하고 있지만, 유행 따라 변하는 이들의 마케팅을 무작정 따라가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투자자들은 이미 경험으로 체득하고 있다. 그럼 수익률이 우수하면서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펀드를 선택하는 것부터 분산투자까지 쉽게 해결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 같은 고민에 빠진 투자자들을 위해 최근 ‘펀드 랩’이라는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펀드 랩이란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1대1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서비스인 ‘랩 어카운트’(Wrap Account)의 일종이다. 고객이 맡긴 자산을 전문가가 여러 펀드에 적절히 분산투자한다. 과거에는 큰 금액을 투자하는 VIP를 상대로 했기 때문에 최소 가입금액이 5,000만~1억원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최소가입금액을 10만원대까지 낮추고 적립식으로 운용하는 등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

펀드 랩은 전문가가 개인의 자금을 대신 운용해준다는 점에선 펀드와 비슷하지만, 투자자별로 계좌를 만들어 1대1 관리를 해준다는 점에서 다르다. 또 펀드는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가 운용하지만, 펀드 랩은 증권사의 자산관리사(FP)가 운용한다. 그러나 운용 수수료는 펀드와 큰 차이가 없다.

펀드 랩의 장점은 요즘과 같은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 전문가에 의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 펀드 간 갈아타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엄브렐러(우산) 펀드’와 유사하지만, 엄브렐러 펀드가 한 운용사의 펀드만 선택할 수 있는 것과 달리 펀드 랩은 여러 운용사의 펀드를 선택할 수 있다. 또 펀드에 재투자하는 ‘펀드 오브 펀드’와도 비슷하지만, 고객이 랩 매니저와의 상담을 통해 직접 펀드 비율을 조절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요즘에는 펀드 랩 역시 다양하게 출시돼 자신의 입맛에 맞는 상품을 고를 수 있다. 대신증권이 29일부터 판매하는 ‘부자베스트펀드랩’은 ▦최근 국내외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펀드에 분산투자하는 ‘마켓리더 시리즈’와 ▦특정지역의 다양한 테마에 투자하는 ‘포커스시리즈’로 나뉘어 판매되고 있다. 최소가입금액은 거치식의 경우 1,000만원이지만, 적립식의 경우 매월 10만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다.

동양증권은 세대별로 맞춤 가입할 수 있는 ‘우리가족 꿈나무 적립식 펀드랩’을 판매하고 있다. 미성년 자녀의 학자금 마련을 위한 ‘우리아이 꿈나무 펀드랩’, 20~30대 결혼자금 마련을 위한 ‘우리사랑 꿈나무 펀드랩’, 30~40대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우리미래 펀드랩’ 등이 나와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주식편입비율(30, 60, 100%)에 따라 가입할 수 있는 ‘프리미엄 셀렉션 펀드랩’을 판매하고 있다. 그밖에 대우증권은 주식 및 주식관련 파생상품에 60% 이상을 투자하는 고수익 추구형 ‘마스터랩 추세형’을, 삼성증권은 국내외 주식부터 채권, 대안상품까지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는 ‘삼성 간접형 아너스랩’을, 현대증권은 국내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하는 ‘HR30펀드랩’을 각각 판매하고 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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