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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야근은 방전된 배터리 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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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야근은 방전된 배터리 쓰는 것"

입력
2008.04.29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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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은 방전된 배터리를 쓰는 것과 같다.”

2006년 사장 시절부터 ‘칼퇴근 운동’을 벌이고 있는 LG화학 김반석 부회장의 평소 지론이다. 그는 “방전되면 쓰지 못하는 배터리처럼, 사람도 일찍 퇴근해 충분히 충전해야 다음날 활기차게 일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칼퇴근 운동이 회사 경영에 긍정적 효과를 미친 탓인지, 그는 2년 만에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LG화학처럼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싶은데, 왠지 불안하고 방법도 모르겠다는 상당수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27일 ‘야근 없는 직장 만들기’ 보고서를 통해 “야근문화 퇴출을 위해서는 업무생산성 배가와 의사결정 효율화, 제도적 보호장치, CEO의 추진의지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노동시간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노동시간이 증가할수록 생산성이 오히려 떨어진다”면서 “실제로 고려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연간 노동시간과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노동시간이 줄어들수록 오히려 생산성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야근을 반복할 경우 생산성이 하락하는 이유로 ▦정신적 스트레스 증가 ▦업무 몰입도 저하 ▦맑은 정신을 유지하는 시간 감소 ▦우수인력 유출 ▦인재유치 어려움 등을 꼽았다. 연구원은 야근문화를 퇴출하기 위해선 ▦사업목표와 현안 구체화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 ▦집중업무시간제 ▦정시퇴근제 도입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근 퇴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CEO의 ‘결단’이다. 연구원은 “불필요한 야근을 없애려면 무엇보다 CEO와 임원들의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며 “구조적으로 야근이 잦은 것은 곧 그 회사의 경영진에 문제가 있다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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