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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안좌도 르포/ 서남단 외딴 섬 '똑똑해진 TV'의 매력에 흠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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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안좌도 르포/ 서남단 외딴 섬 '똑똑해진 TV'의 매력에 흠뻑

입력
2008.04.29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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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뿌연 물안개가 피어 오른 26일 아침 전남 목포항. 유달산을 뒤로 한 채 뱃길로 1시간 가량 달리자 전남 신안군 안좌도가 시야에 들어왔다. 1,50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 곳 주민들은 요즘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똑똑해진 TV’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KT 전남본부가 2월 인터넷TV(IPTV)인 메가TV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남편을 따라 5년 전 충청도에서 시집왔다는 주부 김보경(41)씨는 “신문이 안 들어오니까 바깥 소식을 TV 뉴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은 유선방송이 잘 나오지 않아서 시청이 어려웠는데, 메가TV가 들어온 뒤로는 이런 불편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도 메가TV는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 소중한 친구로 자리잡고 있다. 가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 안좌중 1학년 최근형(14)군은 “영화 한편 보려면 하루 3번 목포를 왕복하는 배를 타고 나가야 하는데, 번거롭기도 하고 시간 맞추기도 어려웠다”며 “메가TV 덕분에 최신 영화를 마음대로 볼 수 있어 좋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KT는 국내 최대 영화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의 최신 영화를 극장 종영 한달 후 메가TV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다양한 교육용 콘텐츠도 아이들에게 인기다.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안좌중 1학년 김예진(14)양은 “도시와는 달리 우리 섬에는 학원이 하나도 없어서 특히 영어공부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메가TV가 나온 뒤에는 유명 강사들이 진행하는 영어 강의를 안방에서 자유롭게 들을 수 있어서 영어공부에 흥미가 생겼다”고 전했다.

이 밖에 각종 애니메이션과 게임, 주요 지상파 방송사의 인기 드라마, 시사교양 프로그램도 이곳 주민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오락거리다.

현재 안좌도를 비롯해 인근 암태도와 팔금도, 자은도 등에서 100여 가구가 초고속인터넷과 메가TV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메가TV는 섬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각 가정에 전파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인터넷 보급조차 전무했던 안좌도 등 섬 지역에 도심지역과 맞먹는 수준인 100Mbps급 속도의 초고속인터넷망을 갖추는 데는 10억원 가량의 비용이 투입돼야 했다. 때문에 KT내부에서도 사업 타당성을 놓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KT는 비즈니스 측면보다는 IT 소외계층을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KT 전남본부의 유태환 동목포지점장은 “투자에 비해 수익성은 현저히 떨어지지만, 섬 지역 주민들의 정보 격차를 줄인다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내로 국토 최서남단인 전남 신안군 가거도 주민들도 메가TV를 시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좌도=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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